어린이날 연휴 동안 옛 서당 학동들의 전통 생활방식을 체험할 수 있는 '대한민국 서당문화한마당'이 서울 광화문에서 열렸다. 국내 유일의 서당 문화 체험의 장인 이 행사는 6일까지 이어지며, 참여한 시민들은 서울 광화문의 푸른 잔디밭 위에서 다채로운 경연과 체험, 문화 행사들을 즐길 수 있다.
광장에 마련된 '광화문 서당'에서는 현직 훈장선생님의 지도아래 서예, 인성 예절 교육, 고전읽기 등 옛 서당의 가르침을 직접 받을 수 있다. 5일 광화문 서당을 찾은 아이들은 훈장선생님과 사자소학을 함께 외며 효에 대한 의미를 되새겼다. 이날 광장의 행사장을 누비벼 천방지축 뛰어놀던 개구장이들도 서당안의 근엄한 훈장 선생님의 목소리에 다소곳이 앉아 예의범절과 고전 등을 배웠다. 광화문 서당은 현장에서 선착순 접수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어린이날인 5일에는 댕기 머리를 기른 채 생활하는 학동의 머리를 훈장님이 손수 상투로 틀어 올려주는 전통 성인식인 가관례 시연도 열렸다.
옛 학동들이 즐겼던 우리 전통 놀이와 공예도 체험할 수 있다. 체험장을 찾은 시민들은 수묵화 베껴 그리기, 탁본 체험, 나도 장원 급제 OX 퀴즈 등의 체험 행사를 즐길 수 있다. 어린이날인 5일에는 패러슈트 제기차기, 투호, 활쏘기, 비석 치기, 길쌈놀이 등의 전통 놀이를 훈장 선생님과 함께 체험하는 행사도 열렸다.
상설 체험관에는 3·1 독립선언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독립지사들의 유묵을 전국 훈장 선생님들이 다시 쓴 '휘호 특별전'이 열린다. 또 서당의 역사와 상식 등을 담은 특별전시도 마련됐다.
전국의 남녀노소 1200여 명이 응시생으로 참가해 전통서당의 주요 과목인 글짓기(제술), 글쓰기(휘호), 글 읽기(강경)를 겨루는 경연도 열렸다. 참가자들은 의관을 갖춘 채 옛 과거시험을 재현해 열린 제술에서 글솜씨를 겨루고, 어린 학동들은 훈장님 앞에서 ‘동몽선습’ ‘사자소학’ 등의 고전을 암송하는 강경에서 암기 실력을 겨룬다.
이날 휘호 대회에 참가한 어린이들은 고사리손으로 '입신양명', '필요한 사람이 되자', '우리 모두 독도 사랑' 등의 글귀를 한획 한획 정성스레 쓰며 붓글씨 솜씨를 뽐냈다. 제법 솜씨가 뛰어난 아이들의 작품도 종종 눈에 띄었다.
올해는 처음으로 중국에서 고전 교육을 받는 어린이들도 참여했다. 한·중 전통 고전교육문화 교류 차원에서 열리는 특별 경연에는 중국 ‘사해 공자서원’ 소속 어린이 22명이 중국어로 글 읽기와 글쓰기 등에 참여했다. 경연을 마친 한국과 중국 아이들은 딱지치기 등 한국의 전통놀이를 함께 하기도 했다. 언어가 통하지 않음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아이들은 서툰 영어와 몸짓으로 소통하며 작은 문화 교류를 마쳤다.
6일에는 경연에서 우수한 실력을 발휘한 참가자들에 대한 시상과 함께 행사의 백미인 옛 장원 급제자에게 행해졌던 어사화 수여와 유가 행렬이 이어진다. 또 전통공연인 국립민속국악원의 국악공연과 과거 서당에서 학동들이 심신을 수련하기 위해 행했던 군무인 '영가무도' 공연도 볼 수 있다.
우상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