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공부 가면 찬밥 된다〃 |행정 안 「작은 정부」안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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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장관, 사기진작에 안간힘>
행정개혁위원회 (위원장 신현확) 의 「작은 정부안」이 경제부처에 파문을 일으키고있다. 특히 14일 동자부를 상공부에 흡수, 산업 통상부로 통합하는 내용의 상공·동력자원기능의 개편 안이 행개위에서 의결되자 동자부직원들은 결재조차 미루고 일손을 놓은 채 술렁이고 있는 상태.
동자부는 78년 창설될 때 국무총리를 지냈던 최규하씨와 역대 동자부장관 장례준, 최동규,최창낙 전장관등에게 SOS를 보내기까지 했으나 별무 소득이었다고 한숨.
이봉서 동자부장관은 직원들의 동요가 심 하자 14일 오후 동자부를 찾아온 최동규 전 장관과 대책을 숙의 하고 거일 오전 전체직원회의를 열어 『동요하지 말고 맡은바 업무에 충실하라』고 당부하는 등 직원들의 사기진작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
동자부가 폐지될 경우 석유·석탄·전력 국만 남게되고 나머지 윗자리는 모두 없어지게 되기 때문에 승진을 앞둔 고참 사무관과 서기관들은 『상공부에 가면 찬밥신세가 될 것이라며 우려하는 반면 젊은 사무관과 일부 아래 직원들은 『큰물에 가서 노는 게 낫다』며 은근히 기대를 표시하는 등 부처 내에서도 엇갈린 반응.

<부내승진은 더 어려워>
행정 안의 안대로 될 경우 중소 기업국이 실 (1급)로 개편되고 석유·전력·석탄 국이 늘어나 기구가 커지게 되는 상공부는 은근히 동자부흡수를 반기면서도 한편으로는 통폐합의 부작용을 우려.
특히 동자부가 ,부처로서는 작은 규모이지만 한전·유 개 공 등 굵직한 산하단체는 물론 5조원에 이르는 석유사업기금 등이 있어 이를 상공부산하에 두면 영향력이 더 커지지 않겠느냐고 기대하면서도 치열한 부내 승진경쟁 등 자기 몫 차지가 힘들게 됐다고 떨떠름한 표정.

<명칭 바꾸는 것은 당연>
건설 주택 부로의 개칭건의를 받고있는 건설부는 정부가 92년까지 2백만 채의 주택건설에 총력을 쏟고있는 터라 오히려 당연하다는 반응.
게다가 분당· 일 산의 신 주택도시를 비롯, 안양·군포 및 부천 등 앞으로 짓는 대단위아파트단지를 관장하기 위해 신도시건설기획실이란 기구까지 신설, 1급과 국장 각 한자리와 과장자리 5석등이 새로 마련돼 승진기회가 더욱 많아져 희색이 만면.

<내심 흡족한 표정 보여>
경제기획원은 기획원의 기구와 영향력이 막강해 경제부처의 기구개편을 하려면 기획원부터 과감히 손을 대야한다는「대폭 축소론」속에서도 행정개혁위원회의 결정이 기구를 확대하는 쪽으로 나타나자 드러내놓고 말하지는 않아도 내심 흡족한 표정들.
행정 안의 기획원 기구 개편 안은 원내의 심사 평가국을 없애 각 부처산업이나 정부투자기관심사업무를 소관부처로 넘기는 대신 통계국이 청으로 승격되고 공정거래위원회·공정거래실도 대폭 강화되는 내용.
이에 따라 기획원 1급 자리도 2∼3개는 늘게 됐는데, 특히 대외통상창구 일원화논의도 현재로선 「현행유지」로 결론이 나고있어 기획원은. 이번 행정 안 기구개편에 전혀 손상을 입지 않게 된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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