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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투수 공공의 적 KT 강백호 "왜 저만 잡는다고 하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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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차 징크스도 없이 활약을 펼치는 KT 외야수 강백호. [연합뉴스]

2년차 징크스도 없이 활약을 펼치는 KT 외야수 강백호. [연합뉴스]

"신인들이 다들 저를 잡는다고 하더라구요."

1일 서울 잠실 LG전을 앞두고 만난 KT 외야수 강백호(20)에게 롯데 신인 투수 서준원(19)의 이름을 이야기하자 씩 웃었다. 서준원이 올 시즌 "백호 형과 승부해보고 싶다"는 말을 한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강백호는 "대표팀에서 만나서 친한 사이다. 그런데 나를 '잡겠다'고 하더라"고 웃으며 물러서지 않을 뜻을 밝혔다.

롯데 투수 서준원

롯데 투수 서준원

서준원이 강백호와 대결을 벼른 건 고교 시절 빚이 있기 때문이다. 2017년 경남고 2학년인 서준원은 청룡기에서 서울고 3학년 강백호를 상대로 투 스트라이크를 먼저 잡았지만 가운데 승부를 펼치다 홈런을 내줬다. 서준원은 "그 영상 덕분에 유명해졌다. 프로에서도 백호 형과 정면대결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둘의 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롯데와 KT가 한 차례 3연전을 치렀지만 사이드암 서준원이 좌타자 강백호를 만날 기회를 얻지 못해서다.

올 시즌엔 서준원 외에도 주목받는 고졸 신인들이 많다. 김기훈(KIA), 원태인(삼성) 등이 벌써 1군에서 한 자리씩을 차지하고 있다. 강백호는 "청소년 대표를 같이 한 친구도 있다. 서로서로 친하다"면서도 "왜 나랑 붙고 싶다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사실 이유는 뻔하다. 강백호는 지난해 각종 기록들을 갈아치우며 고졸 신인답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신인왕을 거머쥔 건 물론이고 2년차 최고연봉 신기록(1억2000만원)까지 세웠다. 올 시즌도 2년차 징크스 없이 타율 0.303, 4홈런·16타점·4도루의 준수한 활약을 이어아고 있다. 어찌보면 후배들이 넘어야 할 '프로 선배'가 강백호인 셈이다.

LG 사이드암 정우영. [연합뉴스]

LG 사이드암 정우영. [연합뉴스]

강백호와 대결을 기다리는 사이드암 투수는 LG에도 있다. 고졸 신인 정우영(20)이다. 정우영은 중학 시절 1년 유급을 해 강백호와 나이가 같지만 프로 데뷔는 1년 늦었다. 서울고 시절 투수와 포수도 겸했던 강백호는 정우영의 공을 직접 받기도 했다. 4월 30일 경기에서 마침내 처음으로 만났고, 강백호가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강백호는 "학창 시절에 우영이가 정말 못 던졌다. 위로도 던져보고, 밑으로도 던졌다. 우영이가 더 많이 던졌으면 (투수로 나갈 일이 줄어)내 어깨가 덜 아팠을 것"이라는 농담을 하며 "우영이도 나를 잡겠다고 하더라. 물러설 생각은 없다"고 웃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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