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삼성 정신과 의사 살해범에 무기징역 구형…“재범 위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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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삼성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의사를 흉기로 살해한 피의자 박모씨(30). [뉴스1]

서울 강북삼성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의사를 흉기로 살해한 피의자 박모씨(30). [뉴스1]

서울 강북삼성병원에서 진료하던 의사를 살해한 30대 남성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 심리로 열린 박모(31)씨의 공판에서 “계획적인 살인 범행”이라며 박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와 함께 3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청구했다.

검찰은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죄 없는 의사를 잔혹하고 처참하게 살해했다”며 “그런데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반성하지 않는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또 “피고인은 살인 범죄를 다시 저지를 위험성과 공격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며 “이와 같은 피고인에게는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고, 그게 수많은 정신질환자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던 피해자의 뜻에도 맞다고 본다”며 치료 감호도 청구했다.

박씨의 국선 변호인은 박씨가 심신미약에 이른 경위를 참작해달라고 호소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어려서부터 가정폭력에 노출되는 등 성장 과정이 불우했고, 정신 장애로 인해 사물을 분별할 능력이 없었다”며 “피고인의 행위에 온 사회가 분노하지만 법적 책임에 대해선 차분한 이성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행동을 한 건 피고인의 죄가 맞지만, 피고인과 같은 정신질환자를 방치한 건 사회와 국가의 책임”이라며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게 법과 제도가 정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씨는 지난해 12월 강북삼성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진료 상담을 받던 중 담당 의사인 임세원 교수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주거지 근처 마트에서 흉기를 미리 구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씨에 대한 선고는 오는 17일 오후에 이뤄진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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