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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명은 오스왈도 트럼프", 美 에이드리언 홍 창 지명수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 법무부가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습격 사건 주동자인 에이드리언 홍 창(이하 홍 창)을 공개 수배했다. 법무부 산하 연방 보안청이 제작한 수배 전단에는 ‘오스왈도 트럼프’, ‘매슈 차오’ 등 홍 창이 사용한 가명이 함께 포함됐다.

스페인 법원 지난달 2일 인도 청구 #'매슈 차오' 등 다른 가명도 명시

미 법무부가 공개한 스페인 북한대사관 습격사건 주동자 '에이드리언 홍 창' 수배 전단. [연방보안청 자료 캡처]

미 법무부가 공개한 스페인 북한대사관 습격사건 주동자 '에이드리언 홍 창' 수배 전단. [연방보안청 자료 캡처]

 ABC방송은 반북단체 '자유조선'의 리더인 홍 창이 지난 2월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을 습격한 혐의로 수배됐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페인 당국은 앞서 홍 창에 대해 주거침입, 불법감금, 협박, 강도, 상해, 조직범죄 등 6개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ABC는 “4월 2일 스페인 법원이 홍 창의 체포영장을 발부했고 일주일 뒤 미 연방 보안청에 체포 명령이 전달됐다”고 밝혔다. 스페인 법원은 상호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미국 정부에 홍 창을 체포해 넘겨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에 공개된 수배 전단에는 홍 창의 얼굴 사진과 함께 이름, 성별, 신장, 체중, 피부색 등 개인정보가 상세히 나열돼있다. 본명(에이드리언 홍 창) 외에 ‘오스왈도 트럼프’, ‘매슈 차오’ 등 침입 사건 현장에서 홍 창이 사용했던 가명들도 함께 명시됐다. 홍 창이 가명을 사용하며 돌아다닐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다.

 ‘오스왈도 트럼프’는 홍 창이 스페인 북 대사관에서 범행을 저지른 뒤 현장을 떠날 때 우버를 호출하며 쓴 이름이다. 앞서 AP통신은 그가 당시 한 차례 우버를 불렀다가 차량이 경찰서 인근에 정차하는 것을 보고 호출을 취소했고, 몇 분 뒤 다시 우버를 호출했다고 전했다.

 ‘매슈 차오’는 홍 창이 떠난 뒤 현장에 도착한 스페인 경찰이 발견한 가짜 신분증에 적혀 있던 이름이다. 북한 대사관 건물 바깥 길바닥에서 발견된 이 이탈리아 신분증에는 가명과 함께 홍 창의 사진이 박혀 있었다.

앞서 미 연방검찰이 공개한 스페인 북한 대사관 폐쇄회로(CCTV)에 찍힌 범행 현장 모습. 홍 창과 함께 범행에 가담한 크리스토퍼 안의 모습이 담겼다.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미 연방검찰이 공개한 스페인 북한 대사관 폐쇄회로(CCTV)에 찍힌 범행 현장 모습. 홍 창과 함께 범행에 가담한 크리스토퍼 안의 모습이 담겼다. [로이터=연합뉴스]

 미 당국은 수배 전단을 통해 그가 “무장한 상태고 위험한 인물(Armed and dangerous)”이라면서 “마지막 목격 당시 (홍 창은) 2017년형 기아 쏘울 사륜구동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홍 창을 발견한 사람은 지역 보안 당국에 연락을 달라는 안내 문구도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18일 미 연방수사국(FBI)은 홍 창의 아파트를 급습했다가 홍 창과 함께 습격 사건에 가담한 크리스토퍼 안을 체포했다. 크리스토퍼 안은 미 연방검찰에 의해 기소돼 현재 LA법원에서 범죄인 인도 재판을 받고 있다. 인도가 결정되면 스페인에서 10년 이상의 형에 처해질 가능성이 크다. 홍 창은 아직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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