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리모델링] 3년 뒤 분당에 30평형대 아파트 사고 싶은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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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Q : 경기도 용인에 사는 30대 회사원입니다. 3년 뒤 회사에서 가까운 분당에 30평형대 아파트를 사고 싶은데 지금대로 돈을 모으면 가능할지 궁금합니다.

주변에선 노후 준비도 서두르라고 조언하는데 어떻게 계획을 세워야 할까요.

A : 대기업 직원인 박모(35)씨는 부인(35)과 아들(4)을 둔 가장으로 아직까진 지출보다 수입이 많고, 다른 30대처럼 돈 불리기에 관심이 많다. 보통 30대들은 부동산에 재테크의 초점을 맞추곤 한다. 그러다 곧 40대에 접어들면 자녀 교육 등의 지출이 많아지면서 노후 대비에 소홀하기가 쉽다. 박씨도 부동산보다는 노후를 위한 재무계획을 서둘러야 할 때다.

# 3년 안에 분당 아파트 사는 건 무리

박씨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아직까지 입주가 진행 중인 택지개발지구의 아파트여서 이웃한 분당보다 주거 여건이 열악한 편이다. 출퇴근 때도 어려움이 많다. 박씨는 이런 불편 때문에 분당으로 집을 옮기고 싶어한다.

그러나 박씨의 재산 중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이른다는 게 문제다. 따라서 시세 차이가 거의 두 배에 이르는 지역의 아파트로 옮기는 것은 소득이 특별하게 불어나지 않는 한 무리라고 판단된다.

박씨는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를 팔고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해 자금을 마련할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런데 시세를 기준으로 보면 대출받을 경우 매달 갚아야 할 빚이 현재 금리를 기준으로 200만원을 넘게 된다. 만약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산다고 해도 박씨가 살아야 할 다른 전셋집을 구하는 데 또 돈이 들고 부동산 거래 때 들어가는 세금 등을 감안하면 3년 안에 분당 아파트를 마련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일단은 3년 기한에 얽매이지 말고 좀 더 길게 자산을 모은 뒤 아파트 구입계획을 짜는 게 좋겠다.

# 보장성 보험은 충분… 노후보험으로 눈 돌려야

30대는 여유만 있다면 보장성 보험에 충분히 가입해 두는 게 좋다. 박씨네는 보험료가 월수입의 8% 수준으로 양호하다. 보장 내용도 가정 상황에 잘 맞춰져 있다. 박씨네는 부인의 보장 내용을 좀 더 확대하고 싶어하지만 주요 소득원인 가장의 사망 보장에 따라 차이가 생긴 것이므로 그럴 필요는 없겠다.

지금 박씨네가 신경 써야 할 것은 노후 준비다. 노후는 쓰고 남은 돈을 모아 대비하는 게 아니다. 그러나 젊을수록 노후 대비에 관심이 없거나 방치되는 사례가 많다. 박씨도 개인연금에 들었지만 회사에서 일부를 보조받고 나머지는 여윳돈이 있을 때만 넣는다. 단계적으로 변액연금보험 등 다른 상품을 통해 노후 준비 자금을 늘리는 게 좋겠다. 변액연금에 들 때는 종신형으로 하되 여자가 평균 수명이 길기 때문에 부인 명의로 하는 게 더 낫다.

박씨가 현재 가입한 연금은 소득공제 혜택이 있어 웬만한 가정은 하나씩 갖고 있는 상품이다. 그러나 노후 대비용이라면 소득공제보다는 장기적인 운용수익률에 더 관심을 쏟아야 한다. 일단 개인연금.연금저축 등은 다른 금융상품과 달리 은행.보험사.증권사 사이에서 이전이 가능하다. 따라서 현재 가입한 연금의 수익률부터 확인한 뒤 좀 더 나은 상품으로 갈아탈 것을 권한다. 연금은 10년 이상 장기투자하는 상품인 만큼 적립식 투자 효과가 있는 연금저축펀드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 지금은 자녀교육비 등 준비할 때

박씨는 30대에 내 집을 장만했고 빚도 없어 남들보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또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보다 알뜰하게 가계를 꾸리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으로 늘어날 자녀교육비와 노후준비자금 등을 감안하면 보다 적극적으로 금융자산을 만들어야 한다.

박씨는 현재 달마다 100만원가량이 입출금 통장에 남는다. 이 돈을 앞으로 얼마나 계획성 있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몇 년 뒤 큰 차이가 난다. 분당 아파트로 옮기는 문제를 중장기적인 계획으로 미룬다면 당분간 박씨네는 큰 돈 들어갈 일이 없기 때문에 이 돈을 적립식 펀드 같은 장기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좋겠다.

박씨는 여윳돈으로 갖고 있는 2500만원도 어떻게 굴릴지 고민 중인데 일단 금리상품은 피하는 게 낫다. 은행 예금금리가 5% 수준임을 감안하면 큰 장점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정기예금 금리+α'정도의 목표 수익률을 정한 뒤 적립식 펀드처럼 주가가 쌀 때 주식 매입량을 늘려 투자 효과를 극대화하는 상품을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 펀드에 가입할 때는 가치주.성장주 등으로 대상을 나누면 더 유리하다.

◆이번 주 자문단=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기영 미래에셋증권 아시아선수촌지점장, 백미경 하나은행 성북동지점장, 나권진 대한투자신탁운용 부부장, 김태훈 더브릭스 개발사업부 이사.

◆신문지면 상담신청<팩스:02-751-5552 e-메일:teenteen@joongang.co.kr> jsool@joongang.co.kr> 효율적인 상담을 위해 본인 연락처와 자산 현황, 월 현금 흐름, 상담 목표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하시기 바랍니다.

◆'중앙일보-이화여대 파이낸셜 플래닝 센터' 상담신청=전문가를 만나 직접 재산 리모델링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메일 fpc@ewha.ac.kr이나 센터 전화 02-3277-4497(매주 월~금요일 오전 10시~오후 4시)로 신청하시면 상담 일정을 잡아 드립니다. 전화 폭주로 e-메일 신청을 환영합니다. 단 상담을 받으려면 '위 스타트 운동'에 10만원(계좌 외환은행 068-22-01286-6, 예금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을 후원해야 합니다.

정리=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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