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에 벤츠 한 대 담아볼까, 중고차도 온라인 쇼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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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20~40대가 온라인으로 자동차를 구매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중고차 ‘내차사기 홈서비스’를 제공하는 케이카. [사진 케이카]

20~40대가 온라인으로 자동차를 구매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중고차 ‘내차사기 홈서비스’를 제공하는 케이카. [사진 케이카]

서울 강북구에서 거주하는 김 모(37)씨는 지난 2월 28일 메르세데스-벤츠의 고급세단(S350d)을 샀다. 중고차 가격으로 1억330만원을 지불하면서도 차량 실물이 위치한 경기도 포천을 방문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대신 케이카(K car)의 ‘내차사기 홈서비스’라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클릭 몇 번 한 것이 전부다.

실시간 입체영상으로 차량 확인 #배송서 환불까지 클릭 한번에 끝 #20~40대 중심 온라인 구매 늘어

김씨처럼 온라인커머스에 익숙한 20~40대가 온라인으로 자동차를 쇼핑·구매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홈페이지·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언제 어디서나 중고차를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하면서다.

중고차 시장은 대표적인 레몬마켓으로 꼽힌다. 차량의 결함이나 단점을 잘 인지하고 있는 판매자와 달리, 구매자는 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다소 비싸게 중고차를 샀다고 푸념하는 사람들이 빈번한 이유다. 이를 학계에서는 겉모양은 예쁘지만 깨물어보면 시큼한 레몬에 빗댄다.

하지만 정보기술(IT)이 세상을 바꿔놨다. 고화질 카메라와 실시간 영상 전송 기술이 차량의 모습을 3차원 입체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요즘엔 내·외관을 왜곡 없이 360도 돌려가며 살펴볼 수 있고, 엔진룸·트렁크 내부까지 속속들이 확대 영상을 제공한다. 온라인상에서 차량 상태를 꼼꼼하게 확인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확보한 것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3차원 영상은 때로는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 정확할 때가 있다. 평소라면 대충 보고 넘겼을 법한 흠집도 크게 확대해서 살펴볼 수 있어서다. 시간적·공간적 제약도 없어서 입담 좋은 판매상에게 정신을 빼앗겨서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넘기는 실수도 줄일 수 있다.

또 온라인상에서 차량 구매를 진행하면, 소비자가 원하는 장소로 차량을 배송까지 한다. 화장품을 온라인 쇼핑몰에서 직접 사면 택배로 문 앞에 도착하는 것과 비슷하다. 온라인 쇼핑 특유의 환불 서비스도 제공한다. 일단 차량을 구매했더라도, 타보고 마음에 안 들면 3일 이내에 환불이 가능하다. 집에서 클릭 몇 번으로 차량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배경이다.

케이카는 “직접 중고차를 보러 매장을 방문할 시간이 여의치 않거나 매장에서 거리가 먼 고객들이 주로 이용한다”며 “테스트매장에서 효과를 확인했기 때문에 오는 5월까지 영등포점·오산동탄직영점 등 8개 매장에서 중고차 매물을 3차원 영상으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주요 6개 수입차 브랜드가 일제히 인증중고차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씨처럼 고급 중고차를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사례는 갈수록 증가할 전망이다.

문희철 기자 repo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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