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패소한 아베 총리, "시대 못 따라간다" WTO 맹공격

중앙일보

입력

유럽을 방문중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유럽연합(EU)수뇌부를 만나 세계무역기구(WTO) 개혁을 강하게 주장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26일 보도했다.

EU와 회담서 "논의를 피하는 상급심 문제"

 25일(현지시간) 벨기에에서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회담한 자리에서다.

아베 신조 총리가 현지시간 2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수뇌부와의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베 신조 총리가 현지시간 2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수뇌부와의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베 총리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제대로 된)논의를 피하는 형태의 결론이 나오는 등 상급심의 모습에도 여러가지 과제가 있다”고 WTO를 맹비판했다.

일본언론들은 아베 총리를 동행한 참모들을 인용해 “WTO 상소기구가 지난 12일 한국 정부의 후쿠시마(福島) 주변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사실상 용인하는 보고서를 채택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EU 집행부와의 회담에서 아베 총리가 이 문제를 화제로 꺼냈고, 이어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부러 언급했다는 것이다.

아사히 신문은 “일본이 ‘패소’한 뒤 나온 아베 총리의 첫 언급”이라며 “한국의 금수조치를 용인한 WTO에 불만을 표시하는 발언”이라고 했다.

아베 총리는 회담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도 "WTO 룰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보조금 규제 강화에 관한 협상을 시작한다"는 표현을 포함시켰다.

이는 자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보조금 지급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요미우리는 보도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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