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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변호사들 "법치주의 날마다 훼손···김명수 사퇴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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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이 8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중앙포토]

김명수 대법원장이 8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중앙포토]

“나라의 기본과 균형을 세워주는 3권 분립 정신이 퇴색돼 가고 자유민주주의, 시장질서에 기초한 진정한 법치주의가 날마다 훼손돼 가는 현실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

25일 법의 날 맞춰 시국선언 형식의 성명서 발표 #대구·경북 지역 전체 변호사 639명 중 14% 참여 #"文정권 아집과 독선으로 위기 부추겨 국론 분열"

법의 날을 하루 앞둔 24일 대구·경북 지역 변호사 90명이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과 함께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법의 날인 4월 25일자로 표시된 성명서엔 변호사 90명이 동참했다. 대구·경북 전체 변호사 639명(대구 503명, 경북 136명)의 약 14%다

‘뜻을 함께하는 대구·경북지역 변호사 일동’이란 이름으로 나온 성명서는 “정치·외교·안보·경제 등 모든 분야가 잘못된 정책과 갈등으로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데도 이 정권은 아집과 독선으로 위기를 부추기며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때일수록 화합과 화해의 길로 나아가야 함에도 전가의 보도처럼 ‘반동’이라는 용어가 내뿜던 끔찍한 기억을 연상하게 하는 ‘적폐’ 운운의 방편으로 반대세력을 향해 공권력을 휘두르는 데 도취돼 있다”고 비판했다.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 관계자들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정의당 윤소하, 민중당 김종훈 의원이 지난달 1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사법농단 가담 법관 탄핵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 관계자들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정의당 윤소하, 민중당 김종훈 의원이 지난달 1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사법농단 가담 법관 탄핵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이 정권에서 법치주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명에서 “재판·수사업무에 관여하는 법관과 검사는 불구속 재판 원칙, 무죄 추정의 원칙, 기소권과 방어권 대등의 원칙, 엄격한 증거법칙에 따른 재판의 확립을 고수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 “검사는 우리 헌정질서의 기초인 3권 분립 원칙을 훼손하는 어떤 수사도 거부해야 하고, 모든 법관은 각자 헌정질서 수호자로서 재판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심하게 훼손되고 무너져내리는 3권 분립 원칙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대법원장 김명수는 즉각 사퇴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재판관의 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당리당략으로 공공연하게 비난하거나 보복적 언사를 일삼는 정치권은 자신들의 행위가 대한민국 헌법을 훼손하는 행위임을 자각하고 자중해야 한다. 특히 헌정 질서의 1차적 수호 책임을 지고 있는 정부·여당은 그와 같은 행위를 즉각 중지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모든 한국인들에 대한 기본적 인권, 자유의 보장은 오늘날 이 나라의 존재 의미이자 문명 사회의 기초라 할 것인데 그런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라 안팎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 변호사들이 시국선언 형식의 성명을 낸 데 대한 비판의 시선도 있다. 익명을 원한 대구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 정부와 사법부에 대한 비판적 의견이 있더라도 이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신중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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