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나서서 "탈수도권 해달라"는 여주시, 무슨 속사정 있길래

중앙일보

입력

이항진(54) 여주시장이 23일 오후 경기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주시도 수도권 제외 지역에 포함해 달라"고 경기도에 요구했다.

경기도가 지난 18일 국토교통부에 "김포·파주·양주·동두천·포천시와 연천군 등 6개 접경지역과 양평·가평군 등 농산어촌 2곳을 수도권정비법상 수도권에서 제외해달라"는 내용의 '수도권규제 개선 건의안'을 제출했는데 여주시가 명단에 빠졌다는 것이다.

이항진 경기 여주시장(왼쪽)이 23일 이재명 경기지사(오른쪽)에게 '여주시를 수도권에서 제외해달라'고 건의하고 있다. [사진 여주시]

이항진 경기 여주시장(왼쪽)이 23일 이재명 경기지사(오른쪽)에게 '여주시를 수도권에서 제외해달라'고 건의하고 있다. [사진 여주시]

이 시장은 "경기도가 수도권에서 제외해달라고 한 다른 8개 시·군보다 여주시의 환경이 더 열악하다"고 주장했다.

여주시는 '쌀'로 대표되는 농경지인 여주 평야와 남한강 등을 가지고 있는 전형적인 농산어촌 지역이다. 이런 지형적 특징으로 환경정책 기본법과 한강수계법,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군사 시설 보호법 등 4개 법에 따라 개발이 제한돼 있다. 여기에 경기도에 포함됐다는 이유로 수도권정비계획법의 규제까지 받는다. 이로 인해 같은 남한강 유역에 있는 지자체인데도 강원도 원주와 충북 충주는 수도권이 아니라 규제를 받지 않는데 상류에 있는 여주시와 양평군은 자연보전권역으로 묶여 피해를 보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가 양평군 등 다른 8개 지역만 수도권에서 제외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하자 여주시장이 직접 불만을 제기한 것이다.

앞서 여주시는 지난 2016년에도 의회 차원에서 "여주시를 수도권에서 제외해 달라"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지속해서 정부 등에 요구해왔다.
이 시장은 "여주시는 경기도가 '수도권에서 제외해달라'고 건의한 연천·가평·양평군보다 농업인 인구도 더 많고 지난해 인구 증감률도 도내 최하위권"이라며 "그런데도 경기도가 여주시 인구보다 4배 많은 곳이나 신도시가 들어서기로 한 곳은 수도권 제외 요청 지역에 포함하고 여주시만 제외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주시는 서울의 서울 강남에서 50분 거리, 서울 강동과는 40분 거리에 있어서 수도권 규제만 풀려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이날 이재명 경기지사를 만나 이런 의견을 직접 전달했다.

수원=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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