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음식점 직원, 운전기사가 줄었다…최저임금 인상 여파

중앙일보

입력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받는 음식점업의 취업자 수가 지난해 하반기 10만명 이상 줄었다. 숙박·음식점에서 일하는 근로자 10명 중 7명은 한 달 월급이 200만원이 되지 않는 저임금 근로자였다.

통계청이 23일 공개한 ‘2018년 하반기 지역별고용조사 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취업자가 가장 많이 줄어든 산업은 음식점업이었다. 10만4000명이 감소했다. 이어 고용 알선 및 인력 공급업(-8만5000명), 종합 소매업(-3만7000명), 육상 여객 운송업(-2만8000명) 등의 순이었다. 자동차 산업 구조조정 영향으로 자동차 신품 부품 제조업의 취업자 수도 2만8000명 줄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직업별로는 매장 판매 종사자(-6만3000명), 건설 및 광업 단순 종사자(-4만8000명), 자동차 운전원(-4만명), 식음료 서비스 종사자(-3만8000명) 등의 순으로 많이 줄었다. 민간 소비가 부진한 데다, 상대적으로 저임금 취업자가 많은 산업·직업군이라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감소의 타격이 더 컸다는 분석이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반적으로 취약계층이 많이 일하는 곳으로 분류되는 업종에서 타격을 받은 상황”이라며 “계속 이어지는 경기 부진의 영향에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제 시행이 충격을 배가시켰다”라고 진단했다.

반면 취업자가 많이 늘어난 산업은 비거주 복지시설 운영업(10만8000명), 병원(5만명), 작물 재배업(3만9000명), 기타교육기관(3만8000명) 순이었다. 복지ㆍ저출산ㆍ귀농 정책 등으로 정부가 재정을 투입한 산업으로 분류된다. 직업별로는 작물 재배 종사자, 돌봄 및 보건 서비스 종사자 등의 증가 폭이 큰 편이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전체 취업자 중 임금 근로자 2024만명의 월 임금 수준은 ▶100만원 미만이 10.2%▶100만원~200만원 미만이 27.1%▶200~300만원 미만이 29.7%▶300~400만원 미만이 16.3%▶400만원 이상이 16.8%였다. 최저임금 인상 정책의 효과로 100만원 미만, 100~200만원 미만'의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7%포인트ㆍ3.7%포인트 하락했고, 200만원 이상 비중은 62.7%로 4.4%포인트 올랐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저임금 근로자 비중은 농림어업과 숙박 및 음식점업에서 높았다. 농림어업 분야 근로자는 73.8%가, 숙박 및 음식점업 근로자는 70.2%가 월급이 200만원 미만이었다. 반면 금융 및 보험업,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정보통신업은 400만원 이상 월급을 받는 비중이 각각 36.7%·36.2%·33.5%로 높게 나타났다.

자료: 통계청

자료: 통계청

직업으로 구분하면 월급이 400만원 이상인 근로자 비중은 '관리자 직군'이 76.9%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한편 연령별로는 만 15∼29세 연령대에 속하는 청년층은 아르바이트 자리가 많은 '음식점 및 주점업'(52만6000명), 편의점·의류판매점 등이 속한 '소매업'(45만9000명)에서 많이 일했다. 청년들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잡기 전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이런 일자리를 거친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