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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美 인텔과 세계 최고 경쟁 가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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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삼성전자가 29일 발표한 신기술은 D램 반도체의 세계 1위인 삼성전자가 뜨는 반도체 분야(플래시 메모리)를 장악할 수 있는 기술력을 선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이 분야에서 이르면 올 4분기나 내년 1분기에 인텔도 추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이 시장의 성장 속도에 따라 전체 반도체 매출에서 세계 1위 반도체 업체인 인텔과의 격차도 바짝 줄일 것으로 보고 있다.

◇치열한 플래시시장 선점 경쟁=플래시 메모리는 휴대전화.MP3플레이어.개인휴대단말기(PDA).디지털카메라 등 휴대용 제품에 주로 쓰인다. 전원을 끄면 데이터가 사라지는 D램.S램과 달리 전원을 끊어도 데이터가 없어지지 않는 메모리이기 때문이다.

올 2분기 현재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 매출에서 이 제품의 비중은 25%로 D램(64%)에 훨씬 못 미친다. 하지만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수요가 폭증하고 있고 수익성도 높아 삼성전자가 이 분야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D램의 비중을 지난해 4분기 72%에서 2분기에 65% 로 낮춘 반면 플래시메모리는 17%에서 25%로 높였다. 황창규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요의 40%가량만 맞추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이런 움직임은 선도 업체인 인텔과 경쟁을 더욱 뜨겁게 하고 있다. 플래시 메모리는 속도가 더 빠른 제품(코드저장형.NOR)과 데이터 저장성이 좋은 제품(데이터저장형.NAND)으로 나뉜다. 데이터 저장량이 많은 멀티미디어 기기가 늘면서 이 제품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는 추세다.

낸드형은 삼성전자가, 노어형은 인텔이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는 3 대 7로 노어형이 주류지만 앞으로는 낸드형 제품의 성장속도가 더 빠를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플래시메모리 세계 1위인 인텔의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4분기 25.5%에서 지난 2분기 19.2%로 낮아진 반면, 2위 삼성전자는 16.9%에서 17.1%로 높아졌다.

인텔도 올 4분기쯤 낸드형의 대용량.고집적 플래시메모리를 시장에 내놓으며 삼성전자 견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분야 1위 확고=삼성전자가 이날 공개한 신기술 내용은 ▶70나노 4기가 낸드형 플래시메모리▶80나노 5백12메가D램 양산기술▶신개념 '퓨전 메모리' 등 세가지다. 업계에선 이 세가지 신기술 개발로 삼성전자는 메모리 부문의 경쟁사와 3세대 정도의 격차를 벌린 것으로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연말까지 메모리반도체 라인의 70%를 0.10㎛(마이크로미터) 미만의 나노공정으로 전환, 생산력을 기존(0.13㎛ 공정기술)보다 30~40%가량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이번 4기가 플래시메모리 개발은 黃사장이 지난해 2월 국제고체회로콘퍼런스(ISSCC)총회 기조연설에서 밝힌 '메모리 신성장론'(반도체 집적도는 매년 두배가 된다는 주장)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1999년 2백56메가 낸드플래시메모리를 개발한 이후 2000년 5백12메가, 2001년 1기가, 작년 2기가에 이어 올해 4기가를 개발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기존 '무어의 법칙'(반도체의 집적도가 1년6개월에 두배씩 증가한다는 이론)을 뒤엎고 신성장론이 업계의 정설로 굳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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