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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입성한 ‘중국 1호 왕홍 상장사’의 첫날 거래 갸우뚱

중앙일보

입력

2019년 4월 3일, 미국 나스닥 거래소에 입성한 중국 기업. 루한홀딩스(如涵控股, 종목명 RUHN)는 '중국 1호 왕홍(网红 왕훙) 전자상거래 상장사'라 불린다. 지난 2018년 중국 신삼판(新三板 비상장 중소기업용 장외거래시장) 상장에 이어 올해 미국 증시에 까지 진출한 것. 지금의 루한 홀딩스를 있게한 스타 왕홍 장다이(张大奕)는 이날 자신의 SNS에 나스닥 상장 소식을 알리며, 관련 영상을 함께 게재했다.

[사진 아이헤이마]

[사진 아이헤이마]

장다이 웨이보 [사진 웨이보 캡쳐]

장다이 웨이보 [사진 웨이보 캡쳐]

**왕홍(网红) : 인터넷 스타, 우리나라의 유튜버나 파워블로거에 해당함

'중국판 유튜브' 생방송 기반 전자상거래 업체 #37% 폭락 배경에 높은 스타 의존도 지적 많아

‘타오바오(淘宝) 베이비’. 루한 홀딩스의 전신 ‘리베이린(莉贝琳)'이 2011년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탄생했기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다.

장다이 [사진 장다이웨이보(좌), 바이두 바이커(우)]

장다이 [사진 장다이웨이보(좌), 바이두 바이커(우)]

리베이린의 창업자 펑민(冯敏)은 2014년 스타 왕홍 장다이(张大奕)와 손잡고 생방송(直播 즈보)을 통해 팔로워를 늘린 다음, 2015년 ‘루한 홀딩스’로 사명을 바꿨다.

루한 홀딩스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 회사다. ‘왕홍+생방송+전자상거래’가 합쳐진 비즈니스모델을 통해 판매 신기록 행진을 이어왔다. 회사 공식 홈페이지를 보면, ‘중국 1호 왕홍 전자상거래 상장사’ **‘알리바바그룹이 투자한 유일한 MCN’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왕홍 기획사’ 라 설명하고 있다.

*2016년 루한 홀딩스는 시리즈 C펀딩을 통해 알리바바로부터 3억 위안(약 51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장다이 [사진 장다이웨이보]

장다이 [사진 장다이웨이보]

2018년 12월 31일 기준, 루한 홀딩스는 총113명 이상의 왕홍을 거느리고 있으며, 이 왕홍들이 보유한 팔로워수만 1억 5000만 명이 넘는다. 이들 왕홍은 91개의 자체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한다. 중국 내 500여개 유명 브랜드의 제품을 소개하고, 전자상거래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것.

왕홍 마케팅으로 흥한 회사인 만큼, 이번 나스닥 상장의 최대 수혜자 중 하나가 대표 왕홍 '장다이'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장다이는 중국 스타 왕홍으로, 2018년 중국 최대 쇼핑축제 광군제(솽스이) 당일, 단 28분 만에 매출 1억 위안(약 170억 원)을 달성한 기록의 보유자다. 웨이보 팔로워만 1076만명, 개인 타오바오 몰 '우환시더이추(吾欢喜的衣橱)'는 별4개짜리 황관(皇冠 파워 셀러)샵이다.

나스닥 상장 첫날 마감가를 기준으로 계산해 볼 때, 장다이의 몸값은 9000만 달러(약 1000억 5000만 원)에 이른다. 루한 홀딩스 IPO(기업공개) 이후 장다이의 회사(China Himalaya Investment Limited)가 펑민 회장(25.7%) 다음으로 지분을 많이 보유(13.2%)한 2대 주주에 올랐다. 왕홍이 제품 구매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플루언서 역할 뿐만 아니라, 자본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사진 중궈징지왕]

[사진 중궈징지왕]

하지만, 루한 홀딩스의 미래 전망이 마냥 장밋빛인 것은 아니다. 일단 나스닥 데뷔 첫날 성적이 좋지 않았다. 4월 3일 루한 홀딩스는 37% 넘게 하락한 7.85달러로 장을 마감했다.(시가총액 6억 4900만 달러) 해외 투자자들의 냉대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 완다(万达)그룹의 황태자이자 프로메테우스캐피탈 대표이사 왕쓰총(王思聪 왕쓰충)은 자신의 위챗 모멘트(朋友圈)에 루한 홀딩스 상장 첫날 하락 마감에 대한 원인 분석 글을 남겼다. 왕쓰총은 마케팅 비용이 지나치게 높아 적자를 초래했고, 스타 왕훙 장다이가 총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이상으로 지나치게 높다며, 이는 결코 건강하지 않은 비율이라고 지적했다.

[사진 아이헤이마]

[사진 아이헤이마]

요약하자면 "왕홍 마케팅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루한 홀딩스 회사 운영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루한 홀딩스가 한명의 스타 왕홍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왕홍을 발굴해 육성해나갈 수 있을 것인가. 왕홍 전자상거래 비즈니스에 대한 지속가능성을 증명해보일 수 있을 것인가. 중국 1호 왕홍 전자상거래 상장사 '루한 홀딩스'의 미래 향방은 여기에 달렸다.

차이나랩 홍성현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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