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원 의원 밀입북 사건을 수사 중인 국가 안전 기획부는 8일 자진 출두했던 평민당 소속 이철용 의원 (41)을 48시간만인 10일 오후9시 일단 귀가시키고 보강 수사를 한 뒤 사법처리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안기부는 이에 앞서 7∼8일 이틀간 김수환 추기경과 함세웅 신부 등 모두 6명의 가톨릭 성직자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끝냈다.
안기부는 8일 오후 9시 서울 삼성동 뉴월드 호텔에 변호인들과 함께 도착한 이 의원을 「안전가옥」으로 데리고 가 서 의원 밀입북 사건 관련 여부를 집중 조사했으나 이 의원은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진술을 통해 지난해 8월 서독공항에서 서 의원을 우연히 만나 의례적인 인사만 했을 뿐 밀입북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도 들은 적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안기부의 조사 결과 서 의원이 지난해 9월 김 추기경에게 입북사실을 털어 놓을 당시 배석했던 제3의 인물은 장익 신부(56·서울대 교구 사목 연구실장)로 밝혀졌다.
안기부는 또 서 의원이 평양에서 찍은 사진 4장이 한겨레 신문 편집국에 보관 중인 것을 밝혀내고 10일이나 11일 중으로 한겨레신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키로 했다.
<영장 전문 5면>
안기부는 8일 오후 서의원의 동서 이희우씨 (37.한국 시그네틱스 기술 부장)를 국가 보안법 위반 불고지 협의로 구속, 수감했다.
다음은 안기부의 이 사건 수사 개요.
◇성직자 조사=김수환 추기경에게는 7일 오전 11시30분쯤 부터 4O여분간 집무실로 수사관들이 가 참고인 진술을 들었다.
이밖에 함세웅·문정현·정호경·김승오 신부 등 4명은 7일 오후 2시부터 호텔 신라에서 조사를 받았으며 장익 신부는 8일 오전 명동 성당 구내 가톨릭 회관에서 조사받았다.
◇한겨레신문 수색=압수 대상은 윤재열 기자가 서 의원 로부터 받은▲자강도 항일 유적지에서 샘물을 떠먹는 흑백 사진 1장▲김일성 광장을 배경으로 어린이 2명과 찍은 흑백사진 1장▲북한의 탈곡기·농기구 등을 찍은 흑백사진 2장 등 사진 4강과 「조선 민주주의인민 공화국」이라고 인쇄된 연분홍색 메모지 2O여장.
안기부는 윤 기자가 5 차례나 이 사진 등을 안기부에 제출해 주도록 신문사측에 요청했으나 신문사측이 거절했다고 밝혔다.영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