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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과 116분 만남...비공개 단독 대화는 2분 남짓

중앙일보

입력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7번째인 11일(현지시간) 이번 한ㆍ미 정상회담은 백악관에서 예정보다 10분 가량 늦게 시작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친교를 겸한 단독회담을 하던 중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친교를 겸한 단독회담을 하던 중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오후 12시11분 백악관에서 나와 문 대통령 부부를 기다렸다. 차에서 문 대통령 내외가 내리자 함께 악수를 한 뒤 기념촬영을 했다. 문 대통령의 방명록 서명을 마치고 이들은 회담장인 오벌오피스로 이동해 또다시 촬영에 응했다.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의 악수 요청을 트럼프 대통령이 알아채지 못해 잠시 어색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김정숙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도 이례적으로 단독회담에 배석했다. 역대 한국 정상 중 부부가 오벌오피스에 초대 받은 것은 처음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따른 것으로, 문 대통령 부부에 대한 예우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당초 15분으로 예정돼 있던 단독회담은 오후 12시 18분부터 29분 동안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모두 발언을 한 뒤 다시 10분간 예정에 없던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면서다. 그는 지난해 5월 정상회담 때도 문 대통령을 옆에 둔 채 34분 간 기자들의 돌발질문에 답했다. 김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는 이를 지켜봤다. 오후 12시 47분까지 단독회담이 열린 것인데, 양 정상이 오후 12시 45분까지 공개 발언과 질의응답을 이어간 점을 감안하면 두 정상이 비공개로 내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는 2분 밖에 없었다. 사실상 비공개 단독회담이 없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대신 핵심 참모들이 배석한 소규모회담이 오벌오피스에서 오후 12시49분부터 오후 1시 17분까지, 당초 예정됐던 15분보다 길어진 28분간 진행됐다. 소규모 회담에는 한국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장관, 조윤제 주미 한국대사, 미 측에서 각각의 카운터파트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폼페이오 국무장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배석했다. 이때 김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는 오벌오피스에서 퇴장해 그린룸에서 단독 오찬을 했다. 한ㆍ미 정상 부인의 단독 오찬은 30년 만이다.

 캐비닛 룸으로 자리를 옮겨 오후 1시18분부터 59분동안 이어진 오찬 겸 확대 정상회담에는 한국에서 김현종 안보실 2차장, 미 측에서 찰스 쿠퍼먼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부보좌관 등이 추가로 합류했다. 단독 회담과 소규모 회담이 순차 통역으로 이뤄진 것과 달리 확대 정상회담은 동시 통역으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116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한 뒤 오후 2시17분 백악관을 떠났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숙소인 영빈관 블레어하우스에서 대북 강경파인 볼턴 보좌관과 협상파인 폼페이오 장관을 50분간 먼저 만났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도 44분 동안 별도 접견했다. 모두 예정된 시간을 넘겨 접견이 이뤄졌다. 접견에는 미 측에서 강경파인 매슈 포틴저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과 앨리슨 후커 백악관 한반도담당 선임보좌관 등이 참석했다. 국무부에서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참석했고, 해리스 대사도 배석했다. 미국내 강경ㆍ협상파를 포괄한 대북라인이 총출동한 셈이다.

 한편 문 대통령의 블레어 하우스 방문은 이번이 세번째로, 전날 트럼프 대통령 내외는 꽃다발과 함께 직접 서명한 카드를 문 대통령 내외 앞으로 보내기도 했다.
워싱턴=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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