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별세한 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다양한 방식으로 스포츠 발전을 지원해왔다. 스포츠의 질적 성장을 통해 대한민국의 대외 이미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평소 지론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조 전 회장은 종합 스포츠 이벤트 중에서도 저비용 고효율 성공사례로 주목 받는 평창겨울올림픽의 유치와 준비, 실행까지 모두 맡아 진두지휘했다. 유치위원장을 맡은 직후 2년간 50여 회에 이르는 살인적인 해외 출장 일정을 소화했다. 같은 기간 이동한 거리는 64만㎞. 지구 16바퀴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노력으로 평창은 3수 끝에 올림픽 유치를 이뤄냈다.
대회 유치 이후엔 조직위원장으로 실무 전반을 책임졌다. 경기장 건설 과정에 개입해 부당하게 이익을 취하려던 최순실측 요구를 거절했다가 조직위원장직에서 쫓기듯 물러났지만, 이후에도 사상 처음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겨울올림픽의 성공개최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조직위 각 분야에 합류해 올림픽 준비 실무를 책임진 한진그룹 직원들을 대회 종료시까지 머무르도록 배려해 혹여 발생할 지 모를 업무 혼란을 최소화했다. 평창겨울올림픽 국내 후원사 중 최고 등급인 공식 파트너(Tier 1) 등급을 얻었고, 총액 기준 1000억원 이상을 후원했다.
종목별 스포츠 활성화를 위한 노력 또한 멈추지 않았다. 지난 1969년 대한항공 남자배구단을 창단했고, 2005년 프로화를 이뤄냈다. 지난해에는 창단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에서 정상에 오르는 기쁨도 맛봤다.
탁구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지난 1973년 대한항공 여자탁구단을 창단한 이후 꾸준히 눈길을 줬다. 지난 2008년부터는 대한탁구협회장을 직접 맡아 운영하며 한국 탁구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애썼다.
조 회장의 장례식은 12일부터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5일장으로 진행된다. 조 회장의 장례는 한진그룹 회사장으로 치러지며,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가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발인은 오는 16일, 장지는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신갈 선영이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