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역사관이 국정실패 원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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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최병렬대표는 29일 안기부 예산 선거자금 전용의혹 사건(安風)과 관련, "그 돈이 안기부 돈이 아닌 것은 분명하나 한나라당도 떳떳한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2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회견에서다. 崔대표는 "진실이 밝혀지면 우리 당이 국민에게 '잘못된 돈'이라고 인정할 때가 올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확실한 건 당시(1996년 15대 총선) 안기부 예산의 20%를 빼서 선거를 치른 게 아니고 다른 돈을 썼다는 것이며, (1심)판사의 판단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누구 돈이라고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했다.

한나라당은 이와 별도로 "안기부 예산이 총선자금으로 전용될 수 없다"고 한 이종찬씨 등 전직 국정원장들을 법정에 증인으로 세운다는 방침에 따라, 전.현직 국정원 직원의 재판증인 출석을 막고 있는 국정원직원법을 개정키로 했다.

한편 崔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의 역사관에 중대한 문제가 있으며 이것이 국정실패의 근본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盧대통령은 우리 현대사를 '좌절과 굴절',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한 역사로 규정했다"면서 "이런 부정의 역사관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기본가치를 뒤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라크 파병에 대한 입장은.

"자세한 파병조건을 모르는 국민의 염원에 맡길 게 아니라 미국 측과 충분히 협의, 납득할 조건이면 대통령이 먼저 결심하고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충족돼야 할 파병 조건은.

"盧대통령이 요청한 것을 우리가 지지하고 분당 전 민주당이 반대하는 해괴한 일이 몇 차례 반복됐다. 그래서 극도로 말을 조심할 수밖에 없다. 다만 당내 찬반이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한나라당이) 결심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유엔 안보리 결의는 대단히 중요한 대목이라고 본다."

-당 지지율이 안 오르는 이유는.

"지난 30년 근대화 과정에서 주류가 한나라당이었는데 이쪽 사람들이 자신들 관리에 문제가 있었다. 부패하거나 인권탄압에 관여하거나 국민 보기에 무능한 사람들이다. 한나라당은 이들을 덜어내야 하고 지금 그런 준비를 하고 있다."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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