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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야당 ‘쑈’ 보면 조언해드릴까 싶기도…안타까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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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연합뉴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연합뉴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8일 “지난 2년간 가장 많이 들어왔던 말은 ‘쑈’였다”고 밝혔다.

탁 전 행정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확하게는 ‘쑈 하고 있다’는 말이었다”며 이같이 썼다.

그는 이어 “정치적 이슈와 관련한 야당들의 ‘쑈’나 몇몇 종편프로그램들의 연출과 구성을 보면 ‘아! 저걸 저렇게 하면 안 되는 데’ 싶은 것도 많아, 언젠가 기회가 닿는다면 (순전히 연출적 입장에서) 이런저런 조언을 해드릴까 싶기도 했다”고 했다.

탁 전 행정관은 “무대란 본질적으로 인위적 공간이다. 어떤 의미에서 ‘진실된 무대’라는 말은 형용모순”이라며 “형용모순이기는 하나 제대로 만들어진 무대의 진실은 언제나 진심으로 관객에게 전달되기를 목적으로 한다. 그랬을 때만이 관객이 감동을 받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 ‘쑈’와 저 ‘쑈’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나의 주장이 여기에 있다”며 “두 ‘쑈’는 모두 작위적이고 과장됐고 생략되거나 의도적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이 ‘쑈’는 관객들의 감동을 목적으로 하고 저 ‘쑈’는 관객들의 감동이 아니라 관객을 수단으로 정작 자신들이 원하는 무엇을 달성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진심을 보여야 할 대상들에게 사실을 왜곡하고 부풀리고 숨기는 일체의 연출 행위는 연출이 아니라 사기”라며 “사기의 목적은 오로지 대상을 선동하거나 대중의 생각과 시선을 의도하겠다는 의지만으로 대한다. 게다가 그런 의도들에 반응하는 일부의 대중이 있음을 확인하면 결국 습관이 돼 버린다. 습관은 고쳐지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는 “의도가 없는 연출이란 없다”며 “다만 그 의도가 관객의 감동이 아니라 관객을 선동하는 것에 있다면 결국엔 관객들에게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연출가란 감동 그 자체를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 감동으로 행사는 종결되고 관객은 각자의 감동을 안고 일상으로 삶 속으로 돌아가도록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감동 이후의 변화는 연출의 몫이 아니라 관객들, 대중들의 몫”이라며 “몇해전 촛불이 그러했듯”이라고 강조했다.

탁 전 행정관이 8일 자신의 ‘쑈’론을 밝혔다. [사진 탁 전 행정관 페이스북]

탁 전 행정관이 8일 자신의 ‘쑈’론을 밝혔다. [사진 탁 전 행정관 페이스북]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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