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 인권침해 관행적으로 이뤄져”…인권위 직권조사 나서

중앙일보

입력

서울 중구 저동 국가인권위원회에 출범한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 사무실 [연합뉴스]

서울 중구 저동 국가인권위원회에 출범한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 사무실 [연합뉴스]

국가인권위원회가 스포츠계 전반에 대한 직권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지난 2월 25일 출범한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특조단) 운영을 통해 국내 체육계 전반에서 인권침해가 관행적으로 이뤄져 왔다고 인권위가 판단하면서다.

8일 인권위는 “특조단에 접수된 사건을 조사한 결과 폭력ㆍ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보호 조치가 없었고 이로 인해 2차 피해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며 "국내 체육 단체들에서 피해자 보호 체계의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특조단에 접수된 사건들에서 공통으로 위와 같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이에 인권위는 체육과 관련된 모든 기관 및 단체에 대한 조사를 할 예정이다. 조사 대상에는 체육행정의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ㆍ교육부ㆍ교육청 및 각급 학교뿐 아니라 대한체육회ㆍ체육 관련 각종 연맹까지 포함된다. 인권위는 조사를 통해 이 단체들에서 발생한 폭력ㆍ성폭력 사건의 처리 과정과 결과를 살펴보고 최근 인권위에 제기된 진정 사건 및 각종 제보와의 연관성을 들여다볼 방침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직권조사 결과는 국가 차원의 스포츠계 인권 개선의 실천적 방안을 마련하는 주요 기반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인권위는 특조단 출범 후 한 달 동안 20건의 진정 사건을 접수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스포츠 분야 진정 건수(5건)를 크게 웃돈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의 특별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이 인권위원장으로부터 보고받은 것은 재작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의 특별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이 인권위원장으로부터 보고받은 것은 재작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연합뉴스]

한편 인권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일 인권위 특별보고에서 "특조단에 큰 기대를 걸고 있고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이를 해결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