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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19세 조아연, 두 번째 대회 만에 첫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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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KLPGA투어 2개 대회 만에 우승을 차지한 19세 새내기 조아연. [뉴스1]

KLPGA투어 2개 대회 만에 우승을 차지한 19세 새내기 조아연. [뉴스1]

 7일 제주 서귀포의 롯데스카이힐 골프장.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국내 개막전인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 나선 신인 조아연(19)은 샷을 할 때마다 생글생글 웃었다. 적극적이고 낙천적인 그의 성격이 표정에서 묻어났다. 그는 “전문 캐디와 함께 하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지만, 쟁쟁한 선배들과 경쟁에서 한 치도 밀리지 않았다. 마지막 날 5타를 줄이면서 국내 개막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KLPGA투어 롯데렌터카 오픈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

2000년 6월생 조아연이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합계 9언더파로 조정민(25·8언더파), 김민선(24·7언더파) 등을 제치고 역전 우승했다. 지난해 12월 베트남에서 열린 올 시즌 개막전 효성 챔피언십에서 공동 6위에 올랐던 조아연은 단 두 대회 만에 프로 데뷔 첫 승을 거뒀다.

7일 열린 KLPGA 투어 국내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조아연. [사진 KLPGA]

7일 열린 KLPGA 투어 국내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조아연. [사진 KLPGA]

7일 열린 KLPGA 투어 국내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조아연. [사진 KLPGA]

7일 열린 KLPGA 투어 국내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조아연. [사진 KLPGA]

2000년 이후에 태어난 선수가 국내 프로골프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건 조아연이 처음이다. 또 2008년 유소연 이후 11년 만에 신인이 국내 개막전 우승을 차지하는 기록을 세웠다. 우승 상금은 1억2000만원. 조아연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전문 캐디 오빠가 등수에 연연하지 말라고 말해줬다. 그 말을 듣고 내 플레이에만 집중하다 보니까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조아연의 이름 앞에는 '수퍼 루키'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힌다. 그는 중학교 3학년 때 국가대표가 됐고, 아마추어였던 지난해 9월엔 아일랜드에서 열린 월드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선 개인전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초청 선수로 출전한 KLPGA 투어 7개 대회에서 예선 탈락이 한 번도 없었던 준비된 챔피언이다.

조아연은 지난해 11월 KLPGA 시드전을 수석으로 통과하면서 올 시즌 KPGA투어에 데뷔했다. 매일 줄넘기를 3000개씩 하고, 새벽에 6㎞ 정도를 달리면서 체력을 다졌다. 그는 지난해 12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이름이 ‘아연’이라서 ‘아이언’ 샷을 잘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7일 열린 KLPGA 투어 국내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조아연. [사진 KLPGA]

7일 열린 KLPGA 투어 국내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조아연. [사진 KLPGA]

국내 개막전인 이번 대회에 출전한 조아연의 목표는 컷 통과 후 15위 안에 드는 것이었다. 3라운드까지 성적은 공동선두 김민선·최혜진에 3타 뒤진 공동 7위. 그런데 마지막 날 초속 5m의 강한 바람 속에 역전 드라마가 시작됐다. 조아연은 제주의 변화무쌍한 날씨 속에도 정확한 아이언샷으로 그린 적중률 77.8%를 기록했다. 마지막 날 퍼트 수도 27개에 불과했다. 첫 홀을 보기로 시작했지만 이후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냈다.

7일 열린 KLPGA 투어 국내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조아연. [사진 KLPGA]

7일 열린 KLPGA 투어 국내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조아연. [사진 KLPGA]

반면 15번 홀까지 단독 선두를 달렸던 김민선은 마지막 18번 홀에서 90㎝ 거리의 버디 퍼트를 놓치는 바람에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갈 기회를 날려버렸다. 이어 40㎝ 거리의 파 퍼트마저 실패하면서 3위로 내려앉았다. 이날 부모님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조아연은 "엄마, 아빠한테는 철 없고 말 안 듣는 딸일 수 있지만, 앞으론 말 잘 듣고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조아연은 “첫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다시 신인의 자세로 돌아가 매 대회 컷 통과를 목표로 달리겠다”고 덧붙였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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