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재정경제부 고위 관계자들이 기회 있을 때마다 "연간 5%의 성장률이 가능할 것"이라며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수정할 의사가 없음을 강조해온 것과 대비된다. 경기 하강 시점에 대해서는 이미 정점을 지나 꺾이고 있다는 답과 3분기부터 꺾일 것이란 답이 똑같이 28.7%(25명)였으며, 17명(19.6%)은 4분기부터 꺾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까지 회복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답은 전체의 4분의 1에 그쳤다.
현재의 경기 흐름과 연초의 경기 흐름을 비교해 보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연초보다 좋아졌다는 CEO는 한 명에 불과한 반면 나빠졌다는 응답은 36명(41.4%)에 달했다. 나머지 57.5%는 현재와 연초의 체감 경기가 비슷하다는 응답을 보였다. 이 같은 경기 진단은 하반기 경기에 대한 자신감 결여로 이어지고 있었다. 하반기 경기가 상반기보다 나빠질 것으로 내다본 사람은 전체의 48.3%(42개 사)인 데 비해 좋아질 것으로 대답한 CEO는 17.2%(15명)에 그쳤다. 연초에 세웠던 경영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는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못 미쳤다'는 응답이 32%인 반면 '초과 달성했다'는 사람은 15%였다.
월드컵 열풍도 경기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 월드컵이 경기 진작에 도움이 됐다는 CEO는 3분의 1인 반면 영향이 없다는 답이 그 두 배에 달했다. 자동차 등 일부 업종의 경우 '오히려 경기를 위축시킨 것 같다'고 답했다. 경영자들은 하반기 경제의 가장 큰 변수로 환율 절상.고유가.금리 순으로 꼽았다. 김범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국제 유가.환율 등 대외 여건이 나빠진 데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등이 주춤해지면서 기업들이 경기 회복에 대해 연초에 가졌던 자신감을 급속히 잃어버리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경기 부양을 위해 정부가 섣불리 손을 대는 것을 경계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위적 부양보다는 시장이 스스로 이겨내도록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정책을 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현상.권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