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님, 언제 돌아오세요'…목줄 묶여 숯검댕이 된 강아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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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전날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에서 시작된 산불이 번진 속초시 장사동의 한 마을에서 발을 불에 그을린 강아지 한마리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오전 전날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에서 시작된 산불이 번진 속초시 장사동의 한 마을에서 발을 불에 그을린 강아지 한마리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도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은 보금자리를 잃은 동물들에게도 큰 아픔을 남겼다. 4일 고성에서 시작해 동해안까지 번진 산불로 5일 오후 4시 현재 피해 면적(고성·속초 250㏊, 강릉 옥계·동해 망상 250㏊, 인제 25㏊)은 여의도 면적(290㏊)의 두 배에 달한다.

산불을 피하다 사체로 발견된 동물들도 발견되고 있다. 목줄에 묶인 채 집을 지키다 검게 그을린 강아지들도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불길이 민가로 뻗어오는데도 도망조차 못 간 강아지들의 모습이 공개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키우던 동물들을 데리고 대피하기 어려우면 목줄이나 울타리라도 풀어달라"는 게시물들이 올라오고 있다.

강원 고성·속초 일대 산불이 이틀째 계속되고 있는 5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용촌1리마을에서 화마에 그을린 반려견이 전소된 집 앞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강원 고성·속초 일대 산불이 이틀째 계속되고 있는 5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용촌1리마을에서 화마에 그을린 반려견이 전소된 집 앞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강원 고성·속초 일대 산불이 이틀째 계속되고 있는 5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용촌1리마을에서 검게 그을린 반려견이 전소된 집 앞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강원 고성·속초 일대 산불이 이틀째 계속되고 있는 5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용촌1리마을에서 검게 그을린 반려견이 전소된 집 앞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동물자유연대는 5일 "강원 지역 산불로 사람뿐 아니라 동물들에게도 큰 피해가 발생했다"며 "피해가 컸던 고성군 토성면 이장단과 지방자치단체 보호소와 연락해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농림축산부에 수의사 파견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동물자유연대는 6일 자원봉사자와 강원도 수의사회 의료진과 현장을 찾아 피해 동물들을 치료할 계획이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모든 생명은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며 "그런데도 재난 상황에서 동물들은 보호 매뉴얼도 없이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산불로 확인된 인명피해는 고성에서 사망 1명, 강릉에서 중상 1명과 경상 33명 등 35명이다. 주택 300여채가 불에 타고 농업 시설 피해액만 잠정 52억원에 달한다. 피해조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강원 고성 지역 화재 이틀 째인 5일 강원 속초시 장사동 장천마을 내 불에 탄 주택에서 강아지 두마리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강원 고성 지역 화재 이틀 째인 5일 강원 속초시 장사동 장천마을 내 불에 탄 주택에서 강아지 두마리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고성 지역 화재 이틀째인 5일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의 불에 탄 주택 앞에서 미처 피하지 못한 강아지 한마리가 서 있다.[뉴시스]

고성 지역 화재 이틀째인 5일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의 불에 탄 주택 앞에서 미처 피하지 못한 강아지 한마리가 서 있다.[뉴시스]

5일 오전 전날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에서 시작된 산불이 번진 속초시 장사동의 한 마을에서 발을 불에 그을린 강아지 한 마리가 목줄에 묶여있다.[연합뉴스]

5일 오전 전날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에서 시작된 산불이 번진 속초시 장사동의 한 마을에서 발을 불에 그을린 강아지 한 마리가 목줄에 묶여있다.[연합뉴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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