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원자력공사, 한수원의 바라카원전 인력교체에 항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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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건설한 UAE 바라카 원전 [연합뉴스]

한국이 건설한 UAE 바라카 원전 [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가 한국수력원자력이 바라카 원전사업에서 인력을 일방적으로 철수시켰다고 주장하며 불만을 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일 자유한국당 최연혜 의원실에 따르면 모하메드 알-하마디 UAE원자력공사(ENEC) 사장은 지난 1월 중순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에 한수원의 바라카 원전 인력 철수를 막아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최 의원실이 공개한 서한에서 알-하마디 사장은 한수원이 바라카 원전에 파견한 직원들을 일방적으로 철수시키고 있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전의 “즉각적인 행동”을 요구했다.

알-하마디 사장은 “상당수의 한수원 숙련 인력이 바로 바라카를 떠나 한국으로 돌아갔으며 이런 결정이 사전에 거의 아무런 통보 없이 이뤄졌다는 보고에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한수원의 일방적인 인력 철수가 “바라카원전 사업 기간에 효율적인 노동력을 유지하기로 한 한전의 계약 의무 이행 의지에 의문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또 “바라카 원전의 시운전과 가동 준비를 위해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이 필요한 매우 중요한 시기에, 또 원전 장기정비계약(LTMA: Long Term Maintenance Agreement)과 같은 전략적인 사업의 협상이 마무리되려는 시점에 인력 철수를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LTMA는 향후 10∼15년간 바라카 원전의 각종 정비를 책임지는 사업으로 ENEC가 발주하며, 한수원·한전KPS 컨소시엄이 수주를 위해 경쟁입찰에 참여 중이다.

한전과 한수원은 서한에 언급된 인력 철수는 정기인사에 따른 인력교체이며 이 점을 ENEC에 충분히 설명해 문제가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이전에도 매년 정기인사에 따라 바라카에 파견한 인력을 교체했지만, 이번처럼 ENEC가 문제를 제기한 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시운전을 앞두고 바라카 제1발전소 소장과 시운전실장 등 주요 인력을 교체해 이례적으로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수원이 최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152명의 UAE 근무 인력이 한국으로 복귀했으며, 교체 인원 138명이 파견됐다. ENEC의 우려를 고려해 시운전 등에 필요한 일부 인력의 복귀를 연기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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