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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CJ회장 160억원 연봉킹…이웅열 코오롱 전 회장 퇴직금 포함 454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60억원을 받아 현직 총수 중 보수 1위였고,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138억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107억1815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또 지난 연말 경영에서 물러난 이웅열 코오롱 전 회장과 지난해 5월 사망한 고 구본무 LG 회장이 각각 410억원과 201억원의 퇴직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인센티브 줄어…이재용은 5억 미만 미공개 

한국거래소와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에서 연간 5억원 넘게 받는 임원의 보수가 1일 공개됐다. 2017년까지는 삼성전자 경영진이 200억원이 넘는 보수로 연봉킹을 독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삼성전자 모든 경영진의 보수가 100억원을 밑돌았다.

삼성전자는 “경영진이 받는 장기성과 인센티브 비율이 50%에서 지난해 25%로 줄면서 보수가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권오현 회장이 지난해 가장 많은 70억3400만원을 받았지만, 2017년(243억8100만원)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그래도 권 회장은 오너가가 아닌 전문 경영인 중에는 여전히 연봉 왕 자리를 유지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7년 3월부터 월급과 성과급을 받지 않으면서 총 보수가 5억원 미만이어서 공개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재현, 첫 공개서 160억원으로 연봉킹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삼성전자 경영진의 독무대였던 '연봉 킹' 자리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차지였다. 특히 미등기 임원인 이 회장의 연봉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CJ에서 71억8700만원, CJ제일제당에서 64억9700만원, CJ ENM 23억2700만원 등 모두 160억11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138억3600만원을 받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였다. 김 대표는 월급으로 모두 17억2500만원, 상여금 120억9300만원, 기타 근로소득 1800만원 등을 받았다. 엔씨소프트 측은 “리니지M이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한 점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조양호, 대한항공 등 5개 계열사서 107억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지난해 대한항공을 비롯해 한진칼과 한국공항 등 5개 계열사에서 모두 107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대한항공은 “조 회장이 2017년에는 3개사에서 66억4000만원을 받았지만, 지난해부터 한국공항과 진에어에서 보수를 받기 시작하면서 연봉이 대폭 뛰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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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78억1700만원,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77억6500만원을 각각 수령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주사인 SK(주)와 SK하이닉스에서 지난해 각각 30억원씩 총 60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에서 받은 보수 30억원이 공시대상에 포함되면서 2017년(20억원)보다 40억원이 늘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최악의 부진에 시달렸지만 주요 경영진의 보수는 한 해 전보다 늘었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서 받은 연봉의 총액이 2017년 대비 15억 이상 증가한 95억8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정의선 수석 부회장 역시 현대차에서 한 해 전보다 두 배 가까이 보수를 받았고 현대모비스의 보수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총 29억5100만원을 수령했다.

LG그룹에선 지난해 5월 사망한 고 구본무 회장이 285억8000만원을 받았다. 구 전 회장은 5월까지 월급과 상여금을 합쳐 84억1000만원, 퇴직금으로 201억36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6월부터 LG그룹의 지주사인 (주)LG 회장에 취임한 구광모 대표는 7~12월에 12억7200만원을 받았다. 1~5월에는 LG전자에서 상무 월급을 받았지만 5억원 미만이어서 공시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웅열, 퇴직금만 410억 등 총 454억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은 지난해 454억7000만원을 수령해 연간 받은 총액으로는 단연 1위였다. 지난해 11월말 경영에서 퇴임한 이 전 회장은 6개 계열사에서 44억원의 보수를, 퇴직금으로 410억700만원을 받았다.

거래소나 코스닥 상장사중 연봉 5억원을 초과하는 임원의 보수가 공개된 건 2014년부터다. 자본시장법(제159조 제 2항 제 3호)에서 상장사 임원중 연봉 5억원 초과자의 경우 공시의무를 지운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정에 따라 임원 보상에 대한 철학과 성과 지표를 상세히 발표하는 미국과 달리 구체적인 설명 없이 연봉과 성과금만 공시하는 국내의 보수 공개에 대한 비판이 여전하다.

주요 경영진 연봉 산정 기준 뭔지 공개해야 

당초 기업 경영성과와 고액 연봉 임원의 보수를 공개해 경영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단순 금액만 공시하면서 정보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임원 보수는 높고 낮고를 떠나서 왜 그만한 액수를 책정했는지 주주들이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정훈·전영선·박민제·오원석 기자 cchoon@joongang.co.kr

◇수정했습니다: 당초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지난해 보수를 136억8400만원으로 보도했으나(중앙일보 4월2일 B1면 '김택진 138억 연봉킹…삼성전자 독주 제동'), 이후 CJ ENM에서 23억2700만원을 받은 것을 추가로 확인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이 당초 받았다고 보도했던 136억8400만원에 23억2700만원을 합산해, 총 160억11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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