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시 집지켜달라” 황당요구 거절당하자 관리소서 야구방망이 행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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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방망이 들고 아파트 관리사무소 찾아온 입주민.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제공=연합뉴스]

야구방망이 들고 아파트 관리사무소 찾아온 입주민.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제공=연합뉴스]

아파트 입주민이 자택 현관문 고장을 이유로 관리사무소에 ‘외출 시 집을 지켜달라’는 등 황당한 요구를 했다가 거절당하자 야구방망이를 들고 행패를 부리는 일이 발생했다.

1일 대한주택관리사협회와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께 부산 해운대구 A아파트 입주민 B(45)씨가 야구방망이를 들고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찾아와 “조금 전 전화 받은 사람이 누구냐”며 야구방망이로 직원들을 위협했다.

협회에 따르면 B씨는 이날 직원과 통화하는 과정에서 자택 현관문 잠금장치 고장을 호소하며 수리를 요구했지만, 사무소 측은 관할 업무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이에 B씨는 몇 시간 외출해야 하니 그동안 집을 지켜달라고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B씨는 집안 전등도 갈아달라며 요구했으나 같은 이유로 모두 거절당했다.

협회 관계자는 “이날 B씨가 갑자기 나타나 직원들을 향해 야구방망이를 휘두르고 멱살을 잡아 흔들었다”며 “다행히 다른 사람들이 재빨리 B씨를 말려서 큰 피해를 보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직원 한명은 손등에 멍이 들고 목과 얼굴이 빨갛게 부어올랐다. 여직원과 관리소장은 본업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협회 측은 설명했다.

화단에 야구방망이를 내리치는 입주민.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제공=연합뉴스]

화단에 야구방망이를 내리치는 입주민.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제공=연합뉴스]

야구방망이를 들고 몇 분간 행패를 부리던 B씨는 관리사무소 밖으로 나가며 화단을 향해 야구방망이를 내리치기도 했다.

관리사무소 측은 B씨가 사라진 이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서로 전화상으로 다투는 과정에서 B씨가 욕설을 하자 관리소 직원도 욕설하면서 B씨가 격분한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자 진술과 CCTV 등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면 특수폭행이나 특수협박에 해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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