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대 문·이과 수석 합격자 "이왕이면 홍콩대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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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올해 까오카오(高考.대입시험)에서 베이징(北京)대 문이과 수석을 차지한 두 학생이 홍콩의 명문 대학에 응시원서를 접수시킨 것으로 나타나 놀라움을 주고 있다.

올해 대입 시험에서 베이징대 이과 수석을 차지한 양훼이신(楊蕙心)(위)양과 문과 수석 허쉬엔(何旋)(아래)양이 홍콩과기대에 입시원서를 접수시키고 있다.

인민일보(人民日報)는 3일 "베이징대 문과 수석 허쉬엔(何旋)이 홍콩 과기대와 홍콩대에,이과 수석 양훼이신(楊蕙心)이 홍콩 과기대에 응시했다"고 전했다.

홍콩 과기대는 까오카오(70%)와 영어 면접(30%)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입학 전형에서 까오카오 비중이 높기 때문에 최고 점수를 받은 두 학생은 무난히 합격선에 들 것으로 보인다. 이 대학은 올해 160명의 중국 대륙의 학생을 받을 계획이다. 올해 이 대학에 응시한 중국 학생은 모두 6300명에 이른다고 학교측은 밝혔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홍콩 유수 대학들이 풍부한 장학금을 내세워 대륙의 우수 학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고급 인재들이 전통의 명문대학을 외면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졸업 후 진로 연관성이 크다.

최근 몇년간 중국에선 최고 학부를 졸업했어도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해 대도시 특히 베이징에 몰려드는 학생들이 많아 이들을 일컫는 '베이뱌오족(北漂族)'이라는 신조어를 낳기도 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학생들 사이에 베이징대나 칭화대가 명성에 비해 졸업생들의 취업률이 떨어져 실속이 없다는 인식이 퍼져있다"며 "칭화대 졸업생 70%가 아직 마땅한 일자리를 못 잡고 있는 현실이 이를 명백히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반면 홍콩의 명문대를 졸업한 경우 곳곳에서 취업 제의가 이어진다.

통신은 "2005년 홍콩과기대 졸업생 취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99%가 취업을 했거나 고급 학위 과정에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졸업생의 초봉은 월 1만4000 홍콩달러(170만원),많은 경우 7만4000(710만원)홍콩달러에 달하기도 한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통신은 "세계 일류 대학은 5000만 달러 이상의 기금을 운영하면서도 치열한 기금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며 "하지만 칭화대나 베이징대는 국가에 손 벌릴 궁리 뿐"이라고 지적했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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