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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NBC "FBI, 스페인 北대사관 탈취 자료 넘겨받아"

중앙일보

입력

지난 13일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대사관 앞에서 한 대사관 직원이 기자들에게 사진을 찍지 말라고 말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지난 13일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대사관 앞에서 한 대사관 직원이 기자들에게 사진을 찍지 말라고 말하는 모습. [AP=연합뉴스]

반북단체 자유조선이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에 침입해 확보한 정보를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공유했다는 주장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NBC방송이 보도했다.

NBC는 30일(현지시간) 미국의 법 집행기관 소식통을 인용해 "FBI가 정보를 입수한 게 맞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보안에 철저한 북한 정권의 특성을 고려하면 북한 대사관에서 확보된 자료는 꽤 중요한 것일 수 있다"고도 했다.

북한 대사관이 미 국가안보국(NSA)의 디지털 첩보 활동에 있어 주요 타깃이기는 하지만 북한이 구식 소통방식을 주로 이용하는 점을 미뤄볼 때 탈취된 종이서류 내 정보가 큰 가치를 지닐 가능성이 크다.

NBC는 또 북대서양조약기국(NATO) 가입국의 외국대사관에서 훔친 정보라는 특성 탓에 FBI가 미묘한 위치에 놓일 수도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미국 정부가 이런 자료를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규정은 없다고 법학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했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는 지난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 정부가 침입 사건에 관여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미 정부는 이 사건과 무관하다"고 답변한 바 있다. FBI 또한 "수사의 존재 여부를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일반적인 관행"이라며 공식 언급을 피했다.

한편 북한은 사건 발생 37일 만인 지난 31일 처음 공식 입장을 내놨다. 외무성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대사관 침입 사건을 '엄중한 테러행위'라고 규정하면서 "이번 테러 사건에 미 연방수사국과 반공화국 단체 나부랭이들이 관여되어있다는 등 각종 설이 나돌고 있는 데 대하여 우리는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유조선은 최근 해당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자처했으며 "FBI와 상호 비밀유지에 합의하고 막대한 잠재적 가치가 있는 특정 정보를 공유했다"고 밝힌 바 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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