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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입북 파문...정가 초비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서경원 의원 밀입북 사건의 여파가 점차 정치권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당국은 평민당 평민연 회장인 문동환 의원의 출국을 정지한데 이어 평민연 소속 이길재 대외 협력 위원장을 연행해 수사의 범위가 평민연에까지 이르고 있어 앞으로의 수사결과가 크게 주목되고 있다.
○…평민당 문동환 전 부총재에 대한 당국의 출국 금지 조치는 30일 문 전 부총재가 괌으로 출국하려는 공항 현장에서 취해졌다는 점에서 사태의 긴박성과 관련 가능성 심증을 더해주고 있다.
이날 출국 금지는 갑자기 취해졌는데 출국 금지를 요청한 안기부측은 법무부에 극도의 보안요정을 했었다는 후문.
안기부가 문 전 부총재의 출국 금지를 요청케된 배경은 문 전 부총재가 이날 출국을 둘러싸고 몇가지 석연치 않은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라는 것.
문 전 부총재는 이날 평민당에 나와 기자들에게 괌에 살고 있는 아들의 결혼 문제 때문에 감시 출국, 일요일쯤 돌아온다고 밝혔으나 수사 당국이 괌 현지에 조회해 본 결과 문 전 부총재의 아들은 이미 결혼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
이에 대해 문 전 부총재는 아들이 미혼임을 계속 주장하고 있어 수사 당국은 이 같은 해명을 석연치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서 의원 사건」이 한참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시점에 출국을 기도했다는 점에 의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사 당국은 일단 이날 문 전 부총재를 귀가조치 시켰으나 본격적으로 동향감시에 나서는 등 긴박한 상황에 대비하는 인상이다.
만일 어느 시점에서 연행할 경우에는 곧 문 의원에 대한 신병 처리가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수사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
그러나 문 부총재는 자신의 출국 정지 조치에 대해 「어처구니 없는 일」로 받아들이며 서 의원 문제를 자신과 연결시키고 있는 수사당국에 항의를 계속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방북설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모함』으로 일축하며 자신의 해외 여행 행적에 대해서도 떳떳함을 설명하고 있다.
평민당도 문 의원의 출국 정지 조치를 근거 없는 야당 탄압이라고 성명까지 발표했다.
○…수사당국은 일찍이 문익환 목사 사건 발생 직후부터 실제인 문 전 부총재에게도 협의점을 두고 내사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문 전 부총재가 미국에 있으면서 반정부 활동을 할 때 적지 않은 의문점들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 수사 당국의 견해다.
수사 당국은 문 목사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때 문 전 부총재에 대해서도 불구속 기소 의견을 표시했으나 검찰이 물증 확보 미비와 이에 따른 공소 유지의 어려움을 들어 결국 기소과정에서 제외돼 사건을 종결시켰다는 것.
그러나 수사 당국은 최근 대학생과 재야측에 대한 자금 유입경로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자금루트가 있다는 「감」을 감았고 서 의원 사건이 표면화하자 더욱 확신을 갖게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사당국은 서 의원 외에도 입북 또는 대북 접촉에 관련된 인사가 더 있다는 심증을 갖게 됐으며 지난 달 28일 노 대통령이 기자들의 질문에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 것도 이 같은 방증 자료를 근거로 한 것으로 추측.
○…검찰은 문 전 부총재가 출국 금지를 당했음에도 혐의 사실 입증 여부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않는 등 매를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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