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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주총장 긴 줄…초미의 관심사된 대한항공 주총

중앙일보

입력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9시로 예정된 대한항공 주주총회를 앞두고 새벽부터 긴 줄이 늘어섰다. 오전 7시 30분 주총장 입장을 위해 대기하는 주주들이었다. 대한항공 정문 한쪽에선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플래카드를 들고 조양호 회장 연임 반대를 외치며 시위를 이어갔다.

7시 반부터 입장이 시작됐고 이 건물 5층 주총장 앞 주주 접수대로 사람들이 몰렸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전날 국민연금 수탁위의 결정으로 조 회장의 연임 반대를 결정하면서 분위기가 넘어왔다”며 “조 회장은 27년 만에 등기임원직을 내려놓을 것”이라고 했다.

주총 준비를 하는 대한항공 측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결정이 다른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에게 영향력을 끼칠 것”이라고 했다.

주총에서 외국인 주주의 표심이 승부를 가를 분수령으로 꼽힌다. 하지만 상황은 조 회장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플로리다연금과 캐나다연금, 브리티시컬럼비아투자공사와 같은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조 회장의 연임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또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도 반대를 권고했다. 여기에 다른 주주가 동참할 경우 조 회장과 한진칼 등 33.35%의 지분만으로는 연임 안건을 통과시키기가 어렵다.

주총 현장 일각에선 대한항공측이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부결 처리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표 대결로 갔을 때 입을 타격 때문이다.

만약 조 회장이 물러나면 후폭풍이 크다. 모회사인 한진칼과 조 회장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기관투자자와 같은 금융주주의 입김이 세지기 때문이다.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KCGI는 비핵심사업 구조조정과 차입금 축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른 인력감축 등이 동반돼 노조도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대한항공 주총은 오전 9시 11분 시작됐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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