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성폭행 신고, 경찰은 입구도 안 들어가고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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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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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지난해 12월 강남 유명 클럽 ‘버닝썬’에서 일어난 성폭행 신고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25일 방송된 SBS ‘8뉴스’에서는 버닝썬 성폭행 사건에 대해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버닝썬에서 코드제로 성폭행 신고를 받았다. 코드제로는 가장 긴급한 신고로 모든 인력이 동원되어야 한다.

하지만 방송은 “지난해 12월 역삼지구대가 버닝썬클럽 VIP룸에서 성폭행이 일어나고 있다는 ‘코드 제로’ 신고를 접수하고도, 클럽 안으로 들어가보지도 않고 철수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제보자 A씨는 성폭행으로 의심되는 광경을 보고 112에 신고를 했다. A씨는 “맨 처음 눈에 들어온 게 여자는 아예 의식이 없었다. 소파에 누워 있었다”고 밝혔다.

이후 A씨는 112에 신고했지만 두시간 뒤에야 경찰의 연락을 받았다고. A씨는 “‘지금 전화하시면 어떡하냐’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 뒤에 연락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사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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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가 보도한 경찰청 진상보고서에 따르면 오전 7시 9분경 코드제로로 성폭행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그러나 ‘버닝썬’이 아닌 강남의 다른 클럽에서 신고가 접수됐다며 먼저 서초경찰서가 출동했고, 이후 7시 20분 관할 소방서에서 신고 위치가 ‘버닝썬’이라고 알려 서초경찰서가 강남경찰서에 공조 요청을 보냈다.

결국 역삼지구대 경찰관 2명이 버닝썬으로 출동했지만, 이들은 ‘VIP룸에 손님이 없다’는 보안요원의 말만 듣고 내부에 들어가지도 않고 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경찰은 신고사건 처리표에 성폭행 신고와 관련해 “(VIP룸을)확인한 바”라고 거짓으로 써놓았다.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코드제로의 의미에 대해서 전혀 인식을 못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신고를 받고 간다고 하더라도 본인들이 확인하고 철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BS의 보도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처음 신고를 받고 2명이 갔고, 나중에 2명이 더 갔다”며 “자세한 내용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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