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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얼굴주름살 수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남편과 일찍 사별하고 조그마한 옷가게를 꾸려가고 있는 H여사(47)는 다소 뚱뚱한 편으로 나이보다 더 늙어 보이는 얼굴의 소유자였다. 자녀들 뒷바라지 때문에 젊은 시절 피부 관리를 소홀히 해 그런 것 같은데 비슷한 또래의 여성들보다 주름도 많았다.
특히 볼이 유난히 처져 심술맞게 보이는데다 폐경기를 일직 맞아 심리적으로도 상당히 위축된 상태였다. 자녀들이 어느정도 자라고 이제 가게도 자리를 잡아 다소 자신을 돌아보게된 그녀는 이런 자신의 모습 때문에 그만 무기력증에 빠지고 말았다.
H여사는 자녀들에 의해 떠밀리듯 병원을 찾았다. 본인은 자꾸 사양하려 했으나 워낙 아들·딸이 완강해 얼굴 주름살 수술을 받기로 했다.
우선 상안검 및 하안검(위·아래 눈꺼풀)이 처지고 주름이 생긴 것부터 성형을 시작했다.
그녀는 전에 쌍꺼풀이 있었으나 외눈꺼풀이 처지면서 없어졌던 눈이어서 처진 부위를 절개한후 올렸더니 다시 쌍꺼풀이 되살아났다. 이 정도 수술만으로 H여사는 다소 생기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그런 다음 3개월쯤후 얼굴 전체 주름살 제거수술에 돌입했다. 측두부(눈옆) 안쪽을 기점으로해서 귀 앞쪽, 귓불을 싸고돌아 귀뒤 머리속까지 절개한후 피부와 조직을 당겨 2㎝가량 잘라냈다.
이때 단순히 피부만 잡아당기는 것이 아니라 SMAS라고 하는 피부속 질긴 조직까지 힘껏 당기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해야 효과가 오래가기 때문이다.
만약 겉피부만 살짝 당겨 주름살을 제거했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주름이 생길 우려가 있다. 그러나 이 작업은 자칫 잘못하면 신경까지 건드릴 위험이 있으므로 상당히 미세한 기술을 요하는 수술이다.
H여사는 마침 아랫배에 군살이 많아 지방흡입술도 병행했고, 그 지방의 일부를 푹꺼진 관자놀이 부위에 약간 도톰하게 이식했다.
비용이 좀 들긴 했으나 취직한 자녀의 도움도 있고 해서 수술이 끝난 H여사는 상당히 싱싱해 보여 기쁜 모습으로. 3일후 퇴원했다.
주름살 제거수술은 최근 많이 늘고 있는데 예후가 좋은 편에 속한다. 그러나 적당한 시기에 과욕을 부리지 않고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테면 눈밑 처진 주름을 없앤다고 6㎜이상 지나치게 피부를 절개하면 눈의 속살인 빨간 점막까지 겉으로 드러나게 된다. 젊어 보이려다 아주 보기 싫은 얼굴로 되는 케이스다.
또 위눈꺼풀이 처진 경우 처진 부위만 절개해야함에도 굳이 쌍꺼풀을 고집하는 환자도 없지 않다. 이 경우 상꺼풀은 금물이다. 왜냐하면 눈꺼풀이 이미 탄력을 잃은 상태기 때문에 쌍꺼풀을 새로 만들면 아주 부자연스런 눈이 되고 만다.
꼭 쌍꺼풀을 원한다면 정상적인 쌍꺼풀은, 피하고 아주 살짝 해주어야 한다. 한편 얼굴주름살 제거수술은 동양인의 경우 40대후반 이후에 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간혹 피부관리를 소홀히 했을 경우 40대초반에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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