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독 한민협 회장|서독서 서 의원 안내한 사람은|동백림 사건 관련 정규명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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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서경원 의원이 지난해 8월l8일 입북하기 위해 서독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했을 때 서 의원을 안내했던 인물이라고 안기부가 발표한「현지 교민 정모 박사(60세가량)는 지난 67년 「동 베를린 거점 간첩단 사건」으로 사형 선고를 받았던 정규명씨(60·핵물리학 박사) 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기부에 따르면 정 박사는 지난 85년 한국 가톨릭 농민회 대표로 브뤼셀에서 개최된 가톨릭 국제 농촌 학생 연맹 회의에 참석차 처음 해외여행을 떠난 서 의원을 그해 3월 중순 프랑크푸르트에서 만난 인물이다.
정 박사는 85년 당시 현지교민과 외국인 학자 등 30여명이 주최한 한국 올림픽에 관한 토론회에서 서 의원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안기부는 이때 정모 목사가 서 의원을 북한의 해외 공작원인 정모 (50세가량)등 3명에게 소개, 평양 방문을 주선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으며, 지난해 8월10일 뉴욕에서 서 의원을 다시 만나 『모든 준비가 완료됐으니 서독으로 가 정 박사의 안내를 받으라』고 말했다고 발표했었다.
정규명씨는 현재 프랑크푸르트에서 두부 공장을 경영하면서 한민협 (재 유럽 한국민족 민주운동 협의회) 회장직을 맡고있으며 서 베를린에서 발행되는 월간 「민주조선」을 발행하고 있다. 한민협은 해외동포들이 조국 통일과 국내 민주화를 촉구하라는 취지로 창립된 반정부 단체로 알려지고 있다.
안기부는 서 의원의 입북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진 정모 목사는 LA거주 보쿰대 출신 성낙영 목사이며 성 목사는 5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조성우씨 (39)와 범민족대회 준비와 관련, 팩시밀리를 통해 각종 정보를 주고받았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 과정에서 서 의원의 입북과 관련된 각종 연락 등을 취했을 가능성도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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