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간이 추모식’처럼 의원총회 연 한국당…민주당은 ‘남북평화’ 강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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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은 22일 국회에서 의원총회 전 천안함 피격 46 용사와 서해수호 장병들을 추모하는 행사를 열었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가슴에 달린 천안함 추모 뱃지. [임현동 기자]

자유한국당은 22일 국회에서 의원총회 전 천안함 피격 46 용사와 서해수호 장병들을 추모하는 행사를 열었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가슴에 달린 천안함 추모 뱃지. [임현동 기자]

“고 이창기 원사, 고 최한권 상사, 고 이상민 병장”
22일 열린 자유한국당의 의원총회는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연평도에서 순직한 장병들을 기리는 간이 추모식처럼 진행됐다. 2016년 정부는 이들을 기리기 위해 매년 3월 마지막 주 금요일을 ‘서해수호의 날’로 지정했다.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에 들어선 한국당 의원들은 입구에서 천안함 추모 배지를 나눠 받아 착용한 뒤 입장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오늘은 제2연평해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 서해상 북한 도발에 맞서 싸운 영웅의 넋을 추모하고 헌신의 정신을 기리는 날”이라며 “조국을 시키다 사망하신 호국영령들의 안식을 바란다. 더 강한 안보, 진정한 평화, 자유민주주의 수호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22일 국회에서 의원총회 전 천안함 피격 46 용사와 서해수호 장병들을 추모하는 행사를 열었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자유한국당은 22일 국회에서 의원총회 전 천안함 피격 46 용사와 서해수호 장병들을 추모하는 행사를 열었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어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도 서해수호의 날에 참석하지 않는다”며 “대통령은 최고의 국군통수권자고, 최고 사령관이다. 그런데 대통령이 서해를 외면한다. 왜 그렇겠나. 결국 북한 눈치 보기다. 어떠한 안보관을 가졌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께 정말 간곡하게 부탁한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대한민국 안보를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야권은 문 대통령의 2년 연속 서해수호의 날 행사 불참을 강하게 성토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불참한다고 한다”며 “문재인 정권 아래 대한민국에서 우리는 누구로부터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 허탈감이 싹튼다. 호국 영령들이 탄식하는 소리마저 들린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이준석 최고위원은 21일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올해도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안 오신다고 하고 국방장관은 서해에서 산화한 장병들을 능욕하고 있다”며 “야당이라도 굳건히 나라를 지키신 분들에 대한 예우를 갖추겠다”고 했다.

이준석 바른미래당 당대표 후보. [연합뉴스]

이준석 바른미래당 당대표 후보.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해수호의 날 행사에 대해 적었다.
문 대통령은 “오늘 대구로 가는 길, 마음 한 쪽은 서해로 향했습니다”라며 “우리는 그 어떤 도발도 용서할 수 없으며 힘에는 힘으로 더 강력하게 응징할 것이다. 그러나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다면 그 길을 선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 어떤 순간에도 생명의 소중함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며 “평화의 바다가 용사들의 희생 위에 있다는 것을 가슴에 깊이 새기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당은 이날 중으로 정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나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 장관은 서해수호의 날과 관련해 서해상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충돌이라고 답했다”며 “북한의 도발은 온데간데없고 쌍방과실에 의한 충돌이라는 단어를 쓴 것은 국방부장관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가 안보의 책무를 저버렸고, 장관직을 수행하기에 부적절한 인식과 발언이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서해수호의 날을 맞아 남북간 평화 분위기 조성을 강조했다. 이해찬 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목숨을 바쳐 바다를 지키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며 “지금도 서해 수호를 위해 헌신하는 장병에게 격려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 오늘이 4회 서해수호의 날 "이라며,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확실한 안보없이는 평화도 없다는 것을 잘 아는 만큼 서해바다를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뉴스1]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 오늘이 4회 서해수호의 날 "이라며,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확실한 안보없이는 평화도 없다는 것을 잘 아는 만큼 서해바다를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뉴스1]

이어 이 대표는  “그동안 금지됐던 서해 야간 조업이 55년 만에 허용됐다. 여의도 면적의 84배가 되는 큰 면적에 대한 어업이 허용됐는데, 우리 국민이 대단히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서해가 평화의 바다가 됐다. 평화의 노력이 진정한 안보”라고 강조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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