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이글스 새 구장 '한밭 종합운동장'에 짓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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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홈구장으로 사용할 새 야구장 부지가 대전 중구 한밭종합운동장으로 결정됐다.

허태정 대전시장, 21일 새 야구장 부지 발표 #2024년까지 1360억원 들여 2만2000석 규모 #주차 공간 부족,교통난 해소 등 해결과제 많아

허태정 대전시장이 21일 야구장 건립부지를 발표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허태정 대전시장이 21일 야구장 건립부지를 발표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허태정 대전시장은 21일 대전시청 대회의실에서 ‘신축 야구장(가칭 베이스볼 드림파크)건립지 선정’ 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허 시장은 “원도심 활성화와 균형발전 차원에서 한밭야구장 옆 종합운동장에 야구장을 새로 짓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밭종합운동장이 입지환경, 사업 실현성, 경제성 등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도시철도 2호선(트램)이 근처를 통과해 접근성도 괜찮다"고 설명했다.

대전시는 한밭종합운동장을 헐고 그 자리에 관람석 2만2000석 규모의 야구장을 짓는다. 2021년 착공해 2024년 완공할 예정이다. 총 136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하는 사업비는 대전시와 정부, 한화이글스 등이 나눠 부담한다.

박용갑 중구청장은 “원도심 활성화 차원에서 당연한 결정”이라며 환영했다. 황인호 동구청장은 “대전시 전체 발전 등을 고려했을 때 대전역 선상야구장이 최고의 시설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박정현 대덕구청장은 “신대동·연축지구 개발의 성공을 뒷받침할 ‘제2 대덕밸리 첨단산업단지’를 추진해 달라”고 요구했다.

최근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는 가운데 한밭야구장(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열리고 있다. 야구장 밖 풍경이 미세먼지 때문에 뿌옇다. 프리랜서 김성태

최근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는 가운데 한밭야구장(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열리고 있다. 야구장 밖 풍경이 미세먼지 때문에 뿌옇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시는 야구장 형태, 편의시설, 운영방안 등 기본계획을 오는 7월까지 결정하기로 했다. 또 야구장과 연계해 보문산권 관광 활성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야구장을 미세먼지 영향을 적게 받는 돔구장으로 지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미세먼지가 프로야구 선수는 물론 관중의 건강과 직결된다는 판단에서다.

프로야구 해설위원 허구연씨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야구경기만 하는 곳이 아니라 K-POP 공연장, 쇼핑 공간, 컨벤션센터 등 다양한 활용방안을 찾으면 지역경제와 야구장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허 위원은 “야구장 설계는 반드시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964년에 지은 한밭야구장(중구 부사동)은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프로야구 경기장이다. 관중석은 1만3000석에 지나지 않는다. 한화이글스 경기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수용에 한계가 있다는 게 대전시 등의 설명이다.

한밭종합운동장과 야구장 모습. [사진 대전시]

한밭종합운동장과 야구장 모습. [사진 대전시]

대전시는 지난해 10월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 용역에 착수했다. 이후 대전 각 구청은 야구장 유치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했다. 대전 동구는 대전역 선상야구장(돔구장), 중구는 부사동 한밭종합운동장, 유성구 구암역 인근이나 용계동 서남부스포츠타운, 대덕구 신대동 등을 주장했다.

야구장 부지는 결정됐지만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한밭 종합야구장 주변은 주차 공간이 전국 야구장 가운데 최하위 수준인 800대만 댈 수 있다. 교통난도 예상된다. 중구 문화동에서 한밭종합운동장을 잇는 테미고개는 대전 지역 내 상습정체 구간으로 꼽힌다. 야구장 신설에 따라 철거되는 한밭종합운동장의 새 용지도 따로 마련해야 한다. 허 시장은 “한밭종합운동장 등 운동시설을 한 곳에 모아 단지를 만들겠다”라며 “주자 공간 부족 문제도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시의 이런 결정에 비판 의견도 나온다. 어차피 야구장을 기존 부지에 지을 거면 일찌감치 결정해 자치구 간 과열 경쟁과 갈등, 행정력 낭비를 피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구의회 의원들은 야구장 유치를 위해 삭발을 했고, 동구청 비서실장은 단식까지 했다. 대덕구도 치열한 홍보활동을 했기 때문이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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