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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대전공장 폭발 원인, 마찰·충격·정전기로 압축… 공장장 등 6명 입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14일 대전시 유성구 외삼동 ㈜한화 대전공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 원인은 유도무기(미사일) 추진체를 만드는 과정에서 마찰과 충격, 정전기에 따른 인화물질의 폭발 때문으로 압축됐다.

지난달 14일 발생한 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로 숨진 근로자 3명의 합동 영결식이 사고 발생 28일만인 13일 대전 유성구 공장 정문에서 엄수됐다. [연합뉴스]

지난달 14일 발생한 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로 숨진 근로자 3명의 합동 영결식이 사고 발생 28일만인 13일 대전 유성구 공장 정문에서 엄수됐다. [연합뉴스]

대전지방경찰청은 사고 원인을 찾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산업안전보건공단 등과 함께 사고 당시 공정을 재연한 결과 마찰 등 3가지 원인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4월 초까지 사고가 발생했던 한화 대전공장에서 모의실험을 100여 차례 진행해 정확한 원인을 추가 분석할 계획이다.

경찰,사고원인 밝히기 위해 국과수 등과 모의실험 #추진체 코어연결 준비작업 중 갑자기 연소, 폭발 #대전공장 공장장 등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

경찰이 폐쇄회로TV(CCTV)를 확인한 결과, 사고 직전 김모(32)씨 등 작업자 3명이 대전공장 70동 추진체 이형공장에서 금형(코어)을 연결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원격으로 금형을 빼내는 작업을 하기 전 손으로 직접 연결하는 과정이었다. 즉, 추진체의 코어와 이를 연결하는 부품인 글리퍼를 맞추는 과정에서 1~2㎝가량의 이격이 있었고, 이 틈을 맞추기 위해 기계를 당기는 과정이었다고 한다. 이 작업 중 갑자기 연기가 나고 폭발이 일어났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정상적으로 코어를 맞추면 마찰이 적은데 이를 맞추다 보니 충격이나 마찰이 생겼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기계적 결함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사고는 14일 오전 8시 37분에서 41분 사이에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다만 연기와 폭발의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마찰과 충격 등 작업공정이 직접적인 원인인지, 정전기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폭발이 발생했는지를 단기간에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전종교시민사회단체들과 한화 대전공장 사고 유족들이 지난달 28일 대전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대전종교시민사회단체들과 한화 대전공장 사고 유족들이 지난달 28일 대전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사고 당시 작업장에 있던 3명은 모두 방염복을 입고 있었다. 경찰은 이 방염복이 규격에 맞는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국과수에 검사를 의뢰했다. 숨진 3명의 사인에 대해선 ‘폭발 및 이후 폭발된 화재로 인한 사망’이라는 국과수의 소견이 나왔다.

조사 결과 한화는 지난해 11월 해당 공정에서 사고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설비의 보수·수리를 추진하고 있었다. 예산을 배정해 올 하반기 보수·수리작업을 진행할 예정이었다는 게 한화 측 해명이다.

한화 측은 지난해 5월 비슷한 폭발사고로 9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자 사고 예방을 위해 작업자가 코어를 연결한 뒤
 작업실 뒤로 가서 기계로 코어를 뽑도록 공정을 바꾸기도 했다.

경찰은 이번 사고와 관련, 대전공장 전 공장장 이모(54)씨와 안전관리 책임자 등 6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옥경석 한화 방산부문 대표 등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이씨는 지난해 사고 때도 공장장이었다.

지난달 4일 폭발사고가 발생해 3명의 숨진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 대전공장에서 119구급차량이 줄지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4일 폭발사고가 발생해 3명의 숨진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 대전공장에서 119구급차량이 줄지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지난달 14일 오전 8시 42분쯤 한화 대전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 작업 중이던 근로자 김모(32)씨 등 3명이 숨지고 인근에서 일하던 직원 2명이 다쳤다. 앞서 지난해 5월 29일에도 한화 대전공장 51동 추진체 생산라인에서 폭발사고가 나 김모(33)씨 등 5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대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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