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78) 전 대통령이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내건 석방)으로 석방된 이후 처음으로 13일 법원에 나왔다. 지난 6일 풀려난 지 일주일 만이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5분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부장 정준영)에서 열리는 특가법상 뇌물 등의 혐의에 대한 항소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오후 1시27분쯤 법원 청사에 도착했다.
검은색 제네시스 차량에서 내린 이 전 대통령은 변호인단과 경호원의 호위를 받으며 법정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에 탔다. 이 전 대통령은 측근들이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모습을 발견하자 여유있는 미소를 보였다. 다소 느린 걸음으로 별다른 말 없이 법원 청사로 들어갔다.
이 전 대통령은 취재진이 보석으로 풀려난 뒤 첫 재판에 임하는 소감과 증인으로 소환된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불출석 신고서를 낸 데 대한 입장을 물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법정 옆 대기실로 들어갔다. 이날 증인 신문이 예정됐던 이 전 회장은 고혈압과 심장부정맥 등 건강 문제로 재판부에 불출석 신고서를 제출했다. 그는 건강을 회복한 뒤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사는 “접견이 제한돼 있지 않으냐”며 취재진의 접근도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