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빠진 '김정은 2기'···김여정·최선희 대의원 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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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2일 베트남 하노이 호찌민묘에서 김 위원장을 수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2일 베트남 하노이 호찌민묘에서 김 위원장을 수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0일 치러진 ‘제1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당선자 명단을 발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과 이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등이 이름을 올렸지만, 정작 김 위원장의 이름은 포함되지 않았다.

12일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중앙선거위원회가 대의원 당선자 687명의 명단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 시각 조선중앙방송이 전체 당선자의 명단을 차례로 발표했으나 김 위원장의 이름은 호명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집권 후 처음 치른 2014년 3월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 ‘111호 백두산 선거구’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바 있다. 당시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의 당선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뒤 이틀 후 전체 명단을 발표했다.

북한 중선위의 이날 발표 결과에 따르면 이번 선거의 전체 투표율은 99.99%, 찬성률은 100%를 기록했다.

이번 선거에서 김여정 제1부부장은 ‘제5호 갈림길선거구’에 당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제1부부장은 앞서 2014년 실시된 제13기 대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지만, 2016년 최고인민회의 회의에 참석한 모습이 포착되면서 사망 등으로 결원이 생긴 대의원 자리에 보선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김 제1부부장은 이번 선거를 통해 대의원에 정식 진입하면서 김 위원장의 동생이면서 ‘핵심 측근’임을 재확인했다.

이와 함께 대미 외교와 핵 협상에 관여한 이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을 비롯해 중국통인 김성남 당 국제부 제1부부장 등 외교라인 실세들이 대의원에 처음 진입했다.

‘김정은의 집사’로 불리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도 ‘제100호 강철선거구’ 당선자로 동일 이름이 호명돼 이번에 대의원에 처음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는 세대교체 혹은 ‘물갈이 인사’ 등 북한 권력 구조 변화가 가시화되는 계기이므로 그 자체만으로도 비중이 큰 행사다.

이번 선거는 지난 2014년 3월 9일 치러진 13기 대의원 선거 이후 5년 만으로, 선거를 계기로 ‘김정은 2기’가 정식 출범하게 된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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