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접대 의혹' 김학의 임명 강행 배후에 최순실" 진술 확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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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지난해 6월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항소심 11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지난해 6월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항소심 11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이른바 '별장 성접대' 의혹을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임명 배후에 '비선 실세' 최순실이 있었다는 진술이 나왔다. 이 사건을 다시 살펴보고 있는 대검찰청 산하 과거사 진상조사단은 해당 진술을 확보하고 최씨의 옥중조사를 시도했지만 거부당했다.

진상조사단, "임명 강행 배후에 최순실" 진술 확보 #동부구치소 찾아 옥중 조사 시도…최순실이 거절

법조계에 따르면 '별장 성접대' 사건을 조사 중인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은 최근 김 전 차관 임명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인사 검증팀 담당자를 만났다. 그는 "당시 '김 전 차관의 별장 동영상이 있어 스캔들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보고했지만, 검증 자료를 무시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문제의 동영상을 본 검증팀 담당자는 영상에 등장하는 여성들을 직접 만나 해당 남성을 김 전 차관으로 특정하고 상부에 6차례 보고를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성접대 의혹에도 불구하고 김 전 차관은 2013년 3월 13일 법무부 차관에 임명됐다. 이후 언론에서 별장 성접대 의혹을 연이어 보도하자 김 전 차관은 임명 6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중앙포토]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중앙포토]

진상조사단은 청와대가 김 전 차관의 임명을 강행한 배경에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로 꼽히던 최순실씨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검증팀 관계자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차관 아내와 최씨가 서로 친분이 있었다는 것이다. 진상조사단은 의혹 확인을 위해 지난달 27일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최씨를 옥중조사하려고 했지만, 최씨가 거부해 관련 진술을 받지 못했다.

진상조사단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김 전 차관의 성접대 의혹을 수사 중이던 경찰의 수사상황을 몰래 파악하려 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찾아가 경찰이 의뢰한 의혹 동영상에 등장하는 내용에 관해 물었지만 당시 서중석 원장은 원본 동영상이 포함된 감정서는 절대 내줄 수 없다며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4월부터 이 사건을 살펴보고 있는 진상조사단은 확보한 진술을 토대로 당시 검찰이 부실수사를 벌였는지 확인하고 최종 결과를 검찰과거사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김기정·정진호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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