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이라던 '성상납 의혹' 카톡 있다···승리 재소환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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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투자자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그룹 빅뱅의 승리가 지난달 27일 조사받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해외 투자자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그룹 빅뱅의 승리가 지난달 27일 조사받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버닝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그룹 빅뱅 멤버 승리(29ㆍ본명 이승현)의 성접대 알선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진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입수했다. 이에 따라 카톡 대화 내용 자체를 부인한 승리를 재소환할 가능성이 커졌다. 경찰 관계자는 5일 오후 “입수한 자료 중 ‘2015년 승리가 외국인 투자자에게 성접대를 하려 했다’고 보도된 카카오톡 내용도 포함돼있다”고 밝혔다.

승리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는 해당 사실이 알려진 지난달 26일 “본인 확인 결과 해당 기사는 조작된 문자 메시지로 구성됐으며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고 해명했다. 승리 역시 지난달 27일 경찰 조사에서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언론에 보도된 내용의 카카오톡 대화를 주고받은 적도 없고 3년도 더 지난 일이라 기억도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이 해당 내용이 담긴 카카오톡 자료를 확보함에 따라 해당 주장은 뒤집힐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경찰이 입수한 것은 휴대전화가 아닌 저장매체에 담긴 자료로 최종적으로 원본인지에 대한 사실 여부를 검증해야 한다. 보통 원본이라 함은 다음(daum) 서버나 카카오톡 대화가 이뤄진 휴대전화에 저장된 것을 포렌식해서 대화 내용을 출력한 것을 말한다.
이에 대해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인 강구민 성균관대 과학수사학과 교수는 “원본이 아니라고 해서 반드시 증거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승리 측도 (경찰이 입수한 카카오톡 자료가) 원본이 아니라고 주장할 수만은 없다”며 “원본이 아닌 것을 주장하려면 ‘원본과 다르다’는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메시지 내용은 조작됐다’는 YG 측의 해명이 설득력이 약해짐에 따라 "승리의 재소환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해당 카카오톡이 승리 등 버닝썬 관계자들에게 성매매 알선 혐의가 적용될지를 가를 키(key)인만큼 수사에 다시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경찰은 “아직 입수한 자료를 분석해봐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추후 필요에 따라 재소환해 관련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2일 “승리가 3월 중 군에 입대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전까지 최대한 많은 것을 조사해 관련 자료를 확보하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만약 승리가 사건 조사 중 입대할 경우 군 당국에 의해 수사가 계속 진행될 수 있다.

한편 경찰은 이날 권익위와는 다른 루트를 통해 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지난 4일 권익위가 ‘공익신고’의 형식으로 해당 대화 내용이 담긴 카카오톡 증거를 입수했다고 알려진 바 있다. 광수대는 5일 “경찰이 확보한 카카오톡 자료가 권익위가 확보한 것과 일치하는지 확인해 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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