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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전문의 1명이 年6902명 담당…국립중앙의료원의 현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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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TV]

[사진 연합뉴스TV]

지난달 4일 과로로 사망한 고(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근무했던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실 전문의들이 놓인 현실이 전파를 탔다. 3일 방송된 KBS '다큐멘터리 3일'은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실의 72시간을 추적했다.

방송에 따르면 응급실 전문의 1인이 맡는 연간 환자 수는 6902명에 달했다. 이곳에서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헌신해온 고 윤한덕 응급실 센터장은 지난달 4일 집무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과로사였다.

유제준 전공의는 고인을 떠올리며 "과로사가 남 일 같지 않다. 주의하게 된다"고 말했다. 유 전공의는 또 최근 응급실 인턴 지원자수도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진짜 문제는 사고의 위험이 올라간다는 것"이라며 "사고가 행정적인 문제면 모르겠는데 피해가 환자한테 가면 그건 진짜 문제"라고 고민을 토로했다.

윤순영 재난응급의료상황실장은 "(윤 센터장은) 환자가 여러 번 병원을 옮겨 다니게 되는 경우들을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하셨고, 우리나라에서 고쳐야 하는 응급의료체계의 문제라고 하셨다"며 "이런 중복되는 환자 전원을 최소화하고자 환자가 적합한 병원으로 찾아갈 수 있게 도와주기 위해 고인이 재난응급의료상황실을 만든 것"이라 설명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는 전국 모든 병원 응급 현황‧현장에 대한 정보를 기획하고 관리한다. 모든 국민의 성별과 연령, 민족, 종교, 사회적 신분과 경제적 사정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고 응급의료를 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설립됐기 때문이다.

특히 재난응급의료상황실은 400여개의 전국 의료기관 정보를 수집해 응급환자 발생 시에 상황요원들과 전문의가 환자의 정보와 상태를 파악하고, 인근에 적합한 병원을 지정한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도 고인을 떠올렸다. 이 센터장은 "(윤한덕)선생님께서 그렇게 간절하게 이루고자 하셨던 환자가 적시에 치료받을 수 있는 공간을 실현하기 위해 선생님과 함께 하늘에서 더욱더 많은 일을 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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