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북미정상회담 생중계를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호텔로 향할 때 화면이 갑자기 찌그러지는 모습을 봤을 것이다. 이는 방송사의 중계 사고가 아닌 트럼프 대통령의 경호차량의 전파방해 기능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 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전날 밤 베트남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베트남 입성 장면은 로이터와 CNN 등을 통해 전세계에 생중계됐다. 이때 공항에서의 영상 송출에 문제가 생기면서 전세계 방송사는 화면이 찌그러지며 정지되는 사고가 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전 숙소를 나설 때도, 김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이동할 때도 이런 현상이 반복됐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호 차량이 강력한 전파를 쏴 인근 지역의 무선통신을 불통으로 만드는 방해전파(재밍) 기능을 탑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 차량 비스트 앞에서 달리는 검정색 밴 차량에는 2개의 안테나가 설치돼 있다. 이 차량이 지나갈 때마다 인근 30~40m 주변의 휴대전화와 통신장비가 불통이 되는 것으로 미뤄 보아 방해전파 장비가 장착된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 메리어트 호텔 주변도 와이파이 연결이 끊기는 등 통신 신호가 불안정한 상태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호를 위한 방해전파 현상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에는 차량으로 인한 특별한 방해전파는 없었다. 이번 회담에서 방해전파로 인한 방송사고가 더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미뤄보아 미국 측 경호가 더 삼엄해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