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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망언’이 두텁게한 ‘달빛동맹’? …대구·광주, 연대 강화

중앙일보

입력

달빛동맹을 통해 상생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권영진 대구시장(좌)과 이용섭 광주시장. 프리랜서 장정필. 연합뉴스

달빛동맹을 통해 상생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권영진 대구시장(좌)과 이용섭 광주시장. 프리랜서 장정필. 연합뉴스

대구·광주 버스노선 호환…역사연대 강화

광주광역시와 대구광역시가 상생 사업으로 추진해온 ‘달빛동맹’이 갈수록 견고해지고 있다. 2013년 3월 출범한 동맹은 최근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5·18 망언’ 이후 더욱 돈독해지는 모양새다. 달빛동맹은 대구의 옛 이름 ‘달구벌’과 광주(光州)의 순우리말 ‘빛고을’의 앞글자를 딴 상호 교류사업이다.

광주시, ‘대구 2·28’에 대규모 대표단 파견 #이용섭 시장 등 70명…2014년 이후 최대 #“5·18 망언에 대한 대구시장 사과에 화답”

광주시는 “28일 대구 두류공원과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열리는 ‘2·28민주운동 국가기념식’에 이용섭 광주시장을 비롯한 70여명이 참석한다”고 27일 밝혔다. 2014년부터 대구 2·28 기념식에 파견한 광주시 대표단 중 가장 큰 규모다. 지난해에는 당시 윤장현 광주시장과 5·18 관련 단체 대표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대구-광주의 '달빛동맹'의 일환으로 진행된 '영호남 청년 어울림 한마당' 행사에 참여한 젊은이들이 대구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에 올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중앙포토

대구-광주의 '달빛동맹'의 일환으로 진행된 '영호남 청년 어울림 한마당' 행사에 참여한 젊은이들이 대구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에 올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중앙포토

권 대구시장, “5·18 망언은 상식 이하” 사과

광주시 안팎에서는 5·18 망언에 대한 권영진 대구시장의 사과가 올해 파견단 규모를 키운 데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5·18 망언은 한국당 김진태·이종명 의원 등이 지난 8일 국회 공청회 과정에서 5·18 당시 북한군 투입설 등을 주장한 일을 말한다. 김 의원 등은 5·18을 ‘폭동’으로 폄훼하는가 하면 5·18 유공자를 ‘괴물 집단’이라고 지칭해 국민적인 공분을 샀다.

이후 권 시장은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5·18 망언’에 대한 사과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당 소속 일부 의원들이 저지른 상식 이하의 망언으로 인해 5·18정신을 훼손하고 광주시민들에게 깊은 충격과 상처를 드려 충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에 이 시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시장의 사과에 화답했다. 그는 “그간 대구와 광주시민들이 함께 일군 연대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알겠다. 달빛동맹은 더욱 굳건해질 것”이라는 답글을 올렸다.

2013년 2월 대구 두류공원에서 열린 ‘제54주년 2ㆍ28 민주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광주광역시 관계자들이 대구광역시 관계자들과 기념식수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2013년 2월 대구 두류공원에서 열린 ‘제54주년 2ㆍ28 민주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광주광역시 관계자들이 대구광역시 관계자들과 기념식수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 광주시장 “대구 2·28 반영한 버스노선” 주문

두 시장의 달빛동맹에 대한 애정은 광주와 대구를 오가는 역사연대 사업에서도 확인된다. 이 시장은 지난 26일 간부회의를 통해 “대구 2·28 정신을 되새길 수 있도록 광주에서 228번 시내버스를 운영해 달라”고 지시했다. 광주시는 이 시장 주문에 따라 지난해부터 논의돼온 228번 버스 운행에 대해 긍정적인 검토에 착수했다. 이미 대구에서는 광주 5·18을 상징하는 518번 시내버스가 달리고 있다.

아울러 이 시장은 양 시가 공동 추진 중인 ‘달빛 내륙철도’가 조기 실현되도록 대구시와의 실무 TF 구성도 지시했다. 달빛 내륙철도는 대구에서 광주까지 191㎞ 구간을 최고 시속 250㎞로 주행하는 고속철도를 놓는 사업이다. 영·호남의 상생·발전을 위해 총사업비 5조원 이상을 투입하는 대형 국책사업 중 하나다.

고속철도가 놓이면 광주∼담양∼순창∼함양∼거창∼해인사∼고령∼대구를 1시간대로 연결할 수 있다. 기존 KTX 포항연결선(대구~포항), 호남선(광주~목포)과도 연결돼 서해와 동해를 하나의 철로로 잇는 초대형 고속철도망이 구축된다. 앞서 광주시와 대구시는 2017년 3월 철도명을 ‘달빛 내륙철도’로 합의한 것을 시작으로 함께 사업을 추진해왔다.

달빛 내륙철도 노선도. [연합뉴스]

달빛 내륙철도 노선도. [연합뉴스]

달빛동맹, ‘달빛철도’ 등 30개 과제 추진 

두 도시는 고속철이 향후 국토의 남부 지역을 아우르는 광역경제권을 형성하는 기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영·호남의 인적·물적인 교류와 함께 국토의 경제·문화적인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양 시는 고속철이 뚫리면 2015년 12월 확장·개통된 광주~대구고속도로(옛 88고속도로)와 함께 두 지역을 잇는 중요한 교통수단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광주시·대구시는 2015년부터 달빛동맹을 민간 영역까지 확대해 총 30개의 공동협력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달빛 내륙철도 건설을 비롯한 사회간접자본 분야 3건과 경제산업(9개), 일반분야(8개), 문화체육관광(9개), 환경생태(1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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