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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닮아가는 자동차… 무선업데이트(OTA)는 이제 기본

중앙일보

입력

커넥티비티(connectivity·연결성) 기술의 발전으로 자동차가 스마트폰을 닮아가고 있다.
애플 아이폰, 구글 안드로이드폰 등 스마트폰은 스스로 이동통신망을 통해 운영체제(OS)는 물론, 각종 애플리케이션의 기능을 업데이트한다. 이런 무선 업데이트가 자동차에서도 기본 기능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현대차그룹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선보인 무선 내비게이션 업데이트 기능. 앞으론 내비게이션 정보 뿐 아니라, 다양한 기능을 무선 업데이트로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사진 제네시스]

현대차그룹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선보인 무선 내비게이션 업데이트 기능. 앞으론 내비게이션 정보 뿐 아니라, 다양한 기능을 무선 업데이트로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사진 제네시스]

2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체인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무선 업데이트(OTA·On The Air) 기능을 채용하고 있다. 국내에선 현대차그룹의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플래그십 세단 G90의 내비게이션 무선 업데이트를 지난달 29일 처음 실시했다. 현대차그룹 측은 “제네시스를 시작으로 현대·기아차의 차량에 OTA 기술을 접목해 소프트웨어 기능을 향상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자동차에 달린 무선통신 기능은 사고가 났을 때 긴급출동 서비스와 연결하거나 신고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앞으론 차량의 기능 전반을 향상시키고 운전자의 습관을 파악해 정비 시점이나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인공지능(AI) 비서 역할도 하게 된다. 자율주행 시대가 되면 인터넷 연결은 물론, 도로나 다른 차량과의 통신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른바 C-V2X(차량-사물간 통신· Cellular Vehicle to Everything) 시대가 도래한다는 의미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각종 애플리케이션의 업데이트를 무선통신으로 실시한다. 사진은 테슬라코리아 홈페이지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설명. [테슬라코리아 공식사이트 캡처]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각종 애플리케이션의 업데이트를 무선통신으로 실시한다. 사진은 테슬라코리아 홈페이지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설명. [테슬라코리아 공식사이트 캡처]

OTA 시대를 연 건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다. 테슬라는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운전보조시스템인 ‘오토 파일럿’을 업데이트해 왔다. 서비스센터를 방문하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고객 차량을 원격 진단할 수 있다. 모바일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들의 인식을 높이기 위해 테슬라코리아는 26일부터 모바일 기술자가 현장에 방문해 조치해주는 ‘찾아가는 모바일 서비스’도 한다.

5세대 이동통신(5G) 시대가 본격화함에 따라 고급차 브랜드를 중심으로 OTA 기술은 영역을 넓히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해 파리모터쇼에서 선보인 차세대 사용자경험(UX)인 MBUX에서 OTA 기능을 탑재했다. BMW도 최신 운영체제인 BMW 7.0부터는 OTA를 지원한다. 자동차의 기계적 작동이 컴퓨터 프로세서와 운영체제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가능한 기술이다.

하지만 자동차와 정보통신기술(ICT)의 접목이 가속화할수록 사용자 간 활용도 차이는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스마트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젊은 층과 전화와 메신저 등 기본 기능만 사용하는 중장년층처럼 ‘디지털 디바이드’(디지털 정보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은 “휴대전화처럼 개인의 사용환경을 통째로 이식하는 수준이 됐을 때,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층과 그렇지 못한 층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는 안전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이런 정보격차가 더 위험할 수 있고, 개인정보 보안 문제도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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