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동포 일가 첫 영주귀국 입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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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일제때사할린에서 광부로 일하다 해방후 귀국길이 끊겨 48년여동안 망향의 한을 달래던 엄철영씨(74)가 가족8명과 함께 18일 영주귀국, 꿈에도 그리던 조국땅을 밟았다.
사할린 동포 중 가족 모두 영주 귀국한 것은 엄씨가족이 처음이다. <관계기사 13면>
엄씨 가족 일행은 12일 사할린을 떠나 그동안 일본에서 머물다가 이날 오후 3시55분 김해공항에 도착, 가족·친척들과 극적인 상봉을 했다.
이날 엄씨와 함께 귀국한 엄씨의 가족은 엄씨의 큰딸 명수씨(36)부부, 작은아들 춘호씨(30)부부와 이들 부부들의 자녀4명이다. 이날 공항에는 해방직후 엄씨에 앞서 귀국해 그동안 헤어져 살아온 엄씨의 부인서조야씨 (66·부산시초장동65의157)와 당시 2세였던 장남 주정씨(46), 엄씨의 형 매영(78)·장영씨(76), 여동생, 조카, 손자등 가족·친지 50여명이 나와 엄씨일행을 얼싸안고 감격에 겨워 어쩔줄 몰라했다.
엄씨의 귀국은 75년 큰아들 주정씨가 KBS 제3라디오 전파를 통해 2살때 헤어진 아버지를 애타게 찾는것을 엄씨가 듣고 편지 왕래가 이루어져 중·소이산가족회의 주선으로 87년 7월 일본에서 첫상봉 한뒤 소련당국에 영주이주를 신청, 올4월30일 허가를 받아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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