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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적축구」아쉽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단 두번의 게임으로 한국축구의 약점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프로출범 7년을 맞은 한국축구는 꾸준한 성장으로 아시아정상권에 올라있음은 틀림없으나 17, 18일 동대문과 안양구장에서 벌어진 미국 및 나시오날 등 서양팀과의 경기에서 청룡과 화랑은 선취골을 올리고도 비기거나 역전패, 세계적 기량엔 훨씬 미치지 못함을 실감케 했다.
한국선수들은 전반에 무모하게 체력을 소비, 후반에 스스로 쇠퇴하는 경기감각의 둔중을 되풀이했으며 최근 심각하게 논의된 미드필더의 불안이 어김없이 드러났다.
수비에서 볼을 감아도 미드필드중앙에 믿을 선수가 없으므로 볼의 연결이 자연히 양사이드로 흩어지기만하는 기계적 플레이패턴에서 거의 벗어나지 못하며 상대의 역습땐 미드필더의 일차제동이 없기때문에 항상 문전수비가 크게 교란되고 마는것이다.
이에비해 미국이나 나시오날·벤피카·체코등은 수비의 4명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좀처럼 오버래핑을 하지않고 미드필더를 포함한 공격수들이 철저하게 미드필드 중앙에서부터 상대의 공격을 차단함으로써 먼저 수비에 안정을 기했다.
또 한국의 공격수들은 지나치게 개인플레이에 집착하거나 패싱시기를 놓치는 판단력미숙으로 상대수비에 볼이 차단되기 일쑤지만 체코·벤피카·나시오날등의 공격수들은 정확한 시기에 상대수비의 허를 찌르는 패스를 능사로 삼아 공격의 실마리를 쉽게 풀어나갔다.
최은택 전대표팀감독은 『한마디로 한국축구는 아직 배워야할 점이 많다」세계적인 선수들과 비교해보면 각 선수들이 자신의 포지션에 따른 역할을 정확하게 소화해낸 선수가 거의 없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과 입국한지 2∼3일도 안된 선수들에 비해 체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정신력에도 문제가 있다. 청룡의 황선홍 최정호 황보관, 화랑의 이태호 이홍실 정도만 그런대로 제몫을 한것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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