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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개혁가속화 될 듯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16일 부다페스트에서 열린「임레· 나지」전헝가리수상등 56년 헝가리사태 당시 반혁명분자로 몰려 처형당한 인사들에 대한 재매장식은 앞으로 헝가리가 나아갈 정치적 미래에 큰 영향을 줄 것 같다.
이 행사에는 25만의 엄청난 군중이 참석했으며, 정부·당에서도 수상 등 고위직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는 당시 개혁인사들에 대한 완전한 복권조치인 동시에, 현재 헝가리가 추진하고 있는 개혁이 그로부터 맥을 잇고 있음을 상징한다.
56년 당시 「나지」 수상등 개혁파들은 다당제에 입각한 정치제도 개혁과 바르샤바조약기구로부터의 탈퇴등 동유럽권으로 이탈을 시도했다가 소련군 침공으로 좌절했으며 반혁명분자라는 죄목으로 2년후인 58년 6월16일 교수형에 처해져 부다폐스트 교외에 무덤조차없이 버려졌다.
그러나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오늘날 형가리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개혁은 당시「나지」 정부정책의 재판이다. 즉 시장사회주의 경제, 다당제에 입각한 민주적 정치체제 도입등으로 동유럽국가중 가장 선진적인 개혁추진국가가 되고있다.
지난해에는 동유럽국가중 처음으로 복수정당제를 허용, 내년 중반 사상최초로 다당제에 입각한 복수후보 선거를 앞두고 있다. 이와함께 서방국가들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지난 5월 오스트리아 국경에 실치된 「철의 장막」을 제거하고, EC가입 가능성까지 타진하는 등 적극적인 관계개선 웅직임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번 「나지」등에 대한 재매장식은 헝가리가 그동안 추진해 온 개혁정책은 역사적 부위로 확인하는 동시에 헝가리가 더이상 동유럽블록에서 부자유스런 위치에 머물지만 않겠다는 의지표현이기도 하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정부·당내에서 개혁파의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 행사에서 소극적 태도를 보인「카롤리·그로슨공산당 서기장이 금년중으로 현직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추측이 강력히 일고 있다. 후임엔 현정치국원이며 전수상인 개혁파 지도자 「레지에·니에르스」가 가장 유망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헝가리의 변화를 바라보는 소련의 태도는 비록 조심스럽긴 하지만 우호적이다. 17일자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는 「나지」 정부가 취한 개혁이 현재 헝가리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개혁과 근본적으로 동일한 것이며「나지」자신 반사회주의적 인물이 아니였다고 소련의 종래 입장을 크게 수정 보도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나지」의 다당제정부가 「통치능력부족」으로 국가를 혼란으로 몰고 간 책임이 있음은 분명하다고 덧불였다. 이와함께 고려될 것은 과연 헝가리가 어느정도까지 소련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는가하는 것이다.
혹자는 헝가리의 중립화 또는 핀란드화를 점치기도 한다. 이같은 분석의 근거는「고르바초프」의 신사고외교정책, 브레즈네프독트린 포기선언, 아프가니스탄개입의 참담한 실패, 그리고 최근「고르바초프」의 서독방문에서 나온 민족자결원칙 지지선언 등이다.
헝가리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30년 역사에 대한 국민적 화해를 이뤘으며, 그를 바탕으로 한 더욱 과감한 정치개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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