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 아래 자금성의 모습은 어떨까.
정월 대보름 밤을 맞아 94년 만에 사상 처음으로 중국 베이징 자금성의 문이 열렸다. 지난 19일과 20일 이틀간 6000여명의 관람객이 자금성의 밤 풍경을 만끽했다. 자금성의 정문인 오문은 화려한 불빛을 쏟아냈고, 황제가 관료들을 접견하던 태화전은 레이저 쇼의 무대가 됐다. 전각과 전각 사이에는 중국 정월 대보름 전통 풍습에 따라 홍등이 내걸렸고, 벽과 지붕은 한시와 중국의 옛 그림이 내걸리는 스크린으로 변신하는 등 800여 개의 조명이 자금성 곳곳을 비췄다.
20일 중국 신화통신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정원 대보름을 맞아 6000명의 관람객이 자금성을 찾았다. 첫날인 19일에는 일반인 500명 이외에 각계 인사 2500명이 별도로 초청됐으며, 둘째 날에는 3000명의 일반 관람객에게 야간 관람을 허용했다. 환경미화원, 택배 배달원, 군인, 경찰관 등도 초대됐다. 야간 입장권을 확보하려는 신청자 1만여명이 몰려 1분 만에 정원이 마감됐고 예매 사이트는 마비가 됐다. 온라인에서는 야간 입장권이 4000위안(약 67만원)에 거래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나라와 청나라 시대 황궁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궁궐인 자금성은 1925년 10월 고궁 박물관으로 새롭게 단장된 뒤에는 한낮에만 공개됐다. 885개의 국보급 유물을 소장하고 있고 하루 8만명으로 입장객을 제한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