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장벽 조속 제거 고르바초프 서독서 회견 최근 중국사태는 유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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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본 AFP·AP·로이터=연합】「고르바초프」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15일 동서 진영 냉전의 상징으로 알려진 베를린 장벽은 동서 관계에서『심각한 문제가 되지 못하며』『장벽을 구축하게 했던 여건들이 사라지는 대로 가능한 한 조속히 제거될 수 있을 것』이라 말하고 최근의 중국 사태에 대해서도 최초로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4일간의 서독 방문을 결산하는 고별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자신의 서독방문은 『양국 관계는 물론 유럽과 전세계를 위해 중요한 사건』이라고 찬양하고『서독·소련간 협력분야에 열려있는 위대한 가능성은 양 국민뿐만 아니라 전세계 인민의 이익에도 부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방문기간 중 「헬무트·콜」서독 수상과 지난 13일 조인된 양국의 공동 정치 선언문이 본과 모스크바간 관계의 「새로운 개념과 새로운 질」을 대표하는 것으로 『양국간 대결 성향을 해소하는 일보 전진한 조치』이며 아울러 세계의 전반적인 안보를 의해서도 긴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고르바초프」는 이어 동서 유럽군 측에 언급, 지난 5월말 나토(북대서양 조약기구)지도자들 사이에 이루어진 군축 안은 『냉전이라는 낡은 철학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여전히 핵 억지전략에 기초하고 있다』고 혹평하고 『나토 군축 안이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데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군축과 유럽의 분열을 극복하기 위한 결단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유럽이 단일 독일을 다시 인정할 날이 올 수 있을 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오늘날 유럽의 상황은 역사적인 사실들에 의해 결정됐다』고 강조하고 그러나 유럽 대륙은 거대한 정치 변혁을 거치고 있는 중이며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덧붙었다.
한편 북경 당국이 중국의 민주화 시위를 유혈 진압한데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은 「고르바초프」는 『중국의 상황이 자신의 중국방문 이후 불행하게도 더욱 악화됐다』고 말하고 『발생된 일부 국면에 대해 유감스럽게 여긴다. 우리는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소련 최고회의가 이 달 초 배경에 압력을 가하려는 모든 외세의 개입을 비난한 이래 중국사태에 대한 최초의 언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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