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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78.5% "고발프로 나온 음식점 이름, 포털 검색어로 그대로 둬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성인남녀 2000명 대상 검색어 서비스 인식조사

일반인에 대한 명예훼손적 내용이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이하 실검)에 올라오면 포털 사업자가 삭제하는데 개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 등 공인에 대해선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검색어검증위원회는 19일 이런 내용을 담은 ‘검색어 서비스 이용자 인식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해 10월 만 60세 미만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포털 사이트 검색어 서비스 이용행태 및 정책에 대한 판단을 묻는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대상 포털은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국내 사업자다. 검색어 서비스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키워드 순위를 보여주는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검색창에 입력하면 사람들이 많이 찾는 키워드 위주로 보여주는 '자동완성 검색어', 함께 검색되는 키워드를 보여주는 '연관검색어' 서비스를 말한다. KISO는 네이버 등 인터넷 사업자들이 모여 만든 기구로 인터넷 자율규제 정책을 제시하고 쟁점이 된 문제를 심의하는 조직이다.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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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검색어서비스 10번이상 쓴다 18.1%

 이 조사에 따르면 일반인들의 하루 평균 검색어 서비스 이용횟수는 2~5회가 50.8%로 가장 많았다. 10번 이상 이용한다는 사람도 18.1%로 조사됐다. 성별이나 지역, 정치 성향에 따른 차이는 거의 없었다. 연령대 별로는 20대가 10회 이상 이용하는 사람 비율이 23.4%로 가장 많았다. 50대는 14.1%였다. 실검 이용 이유는 ‘화젯거리와 이슈가 궁금해서’(52.9%)가 가장 많았으며 ‘우연히 눈에 띈 검색어가 궁금해서’(13.9%), '현재 검색어 순위만 확인하려고'(2.9%) 등이었다.

"고위 공직자,기업인 등 검색어는 개입 말아야"

 실검에 명예훼손적 내용이 올라오면 포털 사업자가 개입해야 하는지 묻는 항목에선 대상자별로 차이가 났다. 고위 공직자(26.5%)나 정치인(26.6%), 기업인(27.6%), 연예인(36.9%), 1인 크리에이터(39.6%) 등 공인으로 분류되는 사람에 대한 내용일 경우 포털이 개입해야 한다는 응답이 적었다. 반면 일반인에 대해선 57.6%가 포털 사업자가 개입해야 한다고 답했다. 연구를 진행한 이재신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일반인일수록 명예훼손, 사생활 보호를 위해 포털 사업자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결과”라며 “시민들은 1인 크리에이터처럼 대중 미디어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온라인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들도 연예인과 유사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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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사에서 익명으로 보도했으나 이후 논란이 커져 실검에 실명이 등장하는 경우 그대로 둬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시사고발 프로그램에서 종교인이 나온 경우는 77.6%가, 소비자 고발프로그램에 음식점이 나온 경우는 78.5%가 그대로 둬야 한다고 답했다.

 "연예인 신체 부위 검색어도 삭제해야"

 연예인 실명과 특정 신체 부위 검색어(이마ㆍ대머리ㆍ헤어라인ㆍ겨드랑이ㆍ가슴ㆍ엉덩이 등)에 대해선 73%가 삭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오래전 결별한 연예인 실명도 삭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63%로 더 많았다. 윤성옥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설문조사 전 진행한 사전 조사에서 인터뷰한 사람들은 대부분 연예인 신체 부위 내용까지 국민의 알 권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고 설명했다.

 검색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는 만족도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5점 척도로 조사한 결과 만족도는 3.35, 신뢰도는 3.0으로 나타났다. 윤 교수는 “인터넷 검색어 서비스는 기존 신문 1면 기사처럼 의제설정 기능을 하는 공론장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 공론장이 공정하게 운영되기 위해선 각 사업자가 자기들이 적용하고 있는 검색어 서비스 기준이나 원칙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민제ㆍ편광현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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