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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가 바꿀 부동산 시장 판도…일산·운정이 뜨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최환석의 알기쉬운 부동산(9)

아침 8시 서울역에 있는 회사로 출발, 8시 30분 회사 도착.
17시 30분 회사 퇴근 후 6시 집 근처에서 저녁 골프 라운딩.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예비타당성 면제 대상에서 제외돼 해당 지역의 반발이 거셌던 GTX((Great Train Express) B노선 개통 시 송도 국제신도시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생활상을 가상으로 그려본 것이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핫 이슈로 부상한 광역교통망의 핵심축인 GTX가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을 살펴본다.

GTX, 런던 동서부 관통하는 크로스레일이 모델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 도심의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광역교통망의 하나인 GTX는 런던의 동서부를 가로지르는 크로스레일을 모델로 하고 있다.

크로스레일 노선도. [사진 크로스레일 홈페이지]

크로스레일 노선도. [사진 크로스레일 홈페이지]

일반적인 토지이용에 지장이 없는 깊이(20~40m 이상)의 지하에 터널을 뚫어 급행열차를 운행하는 방법이다. 적은 보상비로 개발비용이 절감되고 직선형 노선에 따른 고속운행이 가능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최근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대심도(大深度)’ 지하도로도 같은 개념에서 출발한 차량통행용 지하터널이다.

GTX 노선도. [사진 국토교통부]

GTX 노선도. [사진 국토교통부]

수도권 광역교통망인 GTX의 경우 현재 A~C까지 3개 노선이 추진되고 있다.

GTX 노선별 추진현황. [출처 최환석, 제작 조혜미]

GTX 노선별 추진현황. [출처 최환석, 제작 조혜미]

■ A노선
동탄에서 출발해 파주 운정까지 총연장 83.1km를 운행하는 노선이다. SRT와 노선을 일부 공유하는 동탄~삼성역 구간은 2017년 착공했고, 나머지 구간은 작년 연말 착공식을 가졌다. 경유지는 파주 운정(기점)~일산 킨텍스~대곡역~연신내역~(광화문/서울시 추진 중)~서울역~삼성역~수서역~성남~용인~동탄역(종점)으로 10개 역이 확정됐으며, 최근 서울시에서 광화문역 추가를 검토 중이다. 올해 내 착공 예정이며 2023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 B노선
인천 송도에서 출발해 남양주 마석까지 총연장 80.1km를 운행하는 노선으로 경유지는 인천 송도~인천시청~부평역~부천종합운동장~신도림~여의도~용산역~서울역~청량리역~망우~별내~남양주 호평~남양주 마석 13개 역으로 구상 중이다. 2014년 송도~청량리까지 노선이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고배를 마셨으며, 2019년 내 완료를 목표로 예비타당성 재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예비타당성 통과 시 2025년 개통될 것으로 예상한다. 추가된 남양주 노선에는 3기 신도시인 왕숙지구를 통과하는 것이 특징이다.

■ C노선
경기 양주(덕정역)에서 경기 수원역까지 총연장 74.2km를 운행하는 구간이다. 경기 수원역~안양 금천~과천~양재역~삼성역~청량리역~광운대역~창동역~의정부~양주 덕정 10개 역이 건설될 예정이며, 2018년 12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경원선 노선 일부를 공유해 경제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2021년 착공해 2026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A노선 외에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해 노선연장과 기존 철도의 활용으로 경제성을 보완하는 과정을 거쳤다. B노선의 경우 2019년 이내에 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3기 신도시 예정지(남양주 왕숙지구)를 거치도록 했기 때문에 예비타당성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한다.

서울 핵심업무지구 접근성이 관건

KTX가 전국을 일일생활권으로 바꿨다면 GTX는 수도권을 1시간 생활권으로 바꾸는 수도권 광역교통망의 핵심이다. 그렇다면 GTX의 가장 큰 수혜지역은 어디가 될까.

GTX 주요업무지역 예상 소요시간. [출처 KDI, 일부수정, 제작 조혜미]

GTX 주요업무지역 예상 소요시간. [출처 KDI, 일부수정, 제작 조혜미]

A노선의 경우 같은 1기 신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분당보다 저평가된 일산지역과 파주 운정지역이 가장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산은 60~80분 정도 소요됐던 강남까지의 이동시간이 20분 내로 단축됨에 따라 강남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예정이며 이는 지역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B노선은 80~90분가량 소요됐던 서울역까지 이동시간이 20~30분 이내로 단축될 것으로 예상하는 인천 송도지역과 최근 신도시가 속속 개발되고 있는 남양주지역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리란 분석이다.

C노선 또한 A, B노선과 비슷하게 그동안 소외됐던 의정부, 양주지역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학군이 좋고 학원들의 밀집으로 양호한 교육 인프라를 보유한 노원지역과 도봉지역 등 서울 동북권 지역이 강남 접근성 개선에 따라 수혜를 먼저 보게 될 것이다. 이처럼 주요 수혜지역은 GTX 개통전과 비교해 서울의 핵심 업무지구인 강남, 을지로, 여의도와의 접근성이 대폭 개선되는 곳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GTX 수혜지역에서 상승 가능성이 큰 부동산은 어떤 것이 있을까. GTX는 기본적으로 서울 핵심 업무지구와의 접근성을 개선하려는 목적에서 출발했다. 서울 외곽~수도권에서 직장으로 출퇴근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수도권 신도시(베드타운)의 교통인프라를 개선하고 서울의 거주 수요를 분산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GTX 통과지역의 부동산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GTX역과 도보 10분 이내에 접근이 가능한 반경 500m 거리의 아파트 단지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교통여건이 주거 지역의 선호도에 변수로 작용하는 주요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에 GTX역 인근 아파트 단지가 유망하리란 전망이 많다.

GTX 역 인근 상업시설, 혜택 크지 않을 듯

GTX역 인근의 중심상업지에 서울 도심지로 소비력이 유출되는 빨대 효과가 나타날 것이 우려된다. 경기도 동두천시 생연동 외국인 관광특구는 한때 주한 미군과 외국인 노동자, 이국적인 분위기를 찾는 한국인들로 북적대던 시절이 있었지만 요즘은 눈에 띄게 한산하다. 주둔하는 미군이 줄어든 데다 대중교통이 좋아져 용산과 이태원으로 유흥인구가 빠져나가는 빨대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변선구 기자.

GTX역 인근의 중심상업지에 서울 도심지로 소비력이 유출되는 빨대 효과가 나타날 것이 우려된다. 경기도 동두천시 생연동 외국인 관광특구는 한때 주한 미군과 외국인 노동자, 이국적인 분위기를 찾는 한국인들로 북적대던 시절이 있었지만 요즘은 눈에 띄게 한산하다. 주둔하는 미군이 줄어든 데다 대중교통이 좋아져 용산과 이태원으로 유흥인구가 빠져나가는 빨대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변선구 기자.

GTX역 인근의 상업시설(중심상업시설) 경우 기대감으로 인한 가격 상승 가능성은 있지만, 실질적인 혜택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오히려 중심상업지는 서울 도심지로 소비력이 유출되는 빨대 효과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이에 반해 주요 아파트 단지를 기반으로 하는 근린생활 상권은 소득이 높은 거주자 유입으로 인한 소비력 확대로 업종 변화 등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GTX의 부정적 요소로는 수송력의 한계, 과도한 교통비, 빨대 효과에 따른 상권의 붕괴 등이 꼽히고 있다. KDI의 보고서에 따르면 A노선의 경우 시간당 최소 1만2000명~1만7000명 수준의 수송력이 예측됐다. 출·퇴근 시간의 혼잡은 피할 수 없겠지만, 수도권 외곽지역의 교통인프라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데엔 별 이견이 없다. 교통비 또한 기존의 130% 수준으로 예상되어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 같다.

GTX 사업이 수도권 광역교통망에 혁신을 가져올 것은 분명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점을 얼마나 보완할지가 관건이다. GTX 건설에 따라 기존의 선호지역이 쇠퇴하기보다는 그동안 소외됐던 지역이 좀 더 활성화하고 과밀지역을 외곽으로 분산시키는데 의의를 찾아야 할 것이다.

최환석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 팀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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